시즌 초 호러쇼→슈퍼매치 선방쇼 탈바꿈!...최철원 "터닝포인트 생긴다면 오늘이길" [현장인터뷰]

김정현 기자

(엑스포츠뉴스 수원월드컵경기장, 김정현 기자) FC서울은 최철원의 선방 쇼가 아니었다면 승리하지 못했을 것이다.

무수히 많은 선방을 해낸 최철원이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다시 경쟁 속으로 뛰어든다.

서울이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삼성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29라운드 '슈퍼매치' 맞대결에서 일류첸코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키며 1-0으로 신승했다.

서울은 승점 3점을 추가하며 순위를 다시 3위(11승 10무 8패 승점 43)까지 끌어 올렸다. 김진규 대행 체제에서의 첫 승이자 지난 6월 12일 수원FC전 7-2 대승 이후 약 두 달 반 만의 승리다.

반면 수원은 승점 쌓기에 실패해 11위(5승 7무 17패 승점 22)에 머물렀다. 강원과 여전히 최하위 싸움을 이어가는 형국을 유지했다.

또 양 팀의 슈퍼매치 맞대결에서 서울이 3경기 전승을 달성하며 완벽한 우세를 잡았다. 파이널라운드가 접어들면 두 팀의 맞대결이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이날 승부를 결정지은 건 일류첸코의 골, 그리고 최철원의 선방 쇼였다. 최철원은 지난 울산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골키퍼 장갑을 꼈다. U-22 대표팀으로 떠난 백종범을 대신해 그는 총 여섯 차례 선방 쇼를 선보이며 수원의 득점을 저지했다.

고승범의 대포알 같은 슈팅도, 뮬리치의 헤더와 발리슛도 모두 최철원의 몸에 가로막혔다. 최철원은 수원의 모든 유효슈팅을 막았다. 시즌 초반 대형 실수로 백종범에게 밀렸던 그에게도 다시 기회가 찾아오는 순간이었다.

경기 후 수훈선수 기자회견에서 최철원은 "한 경기 한 경기 간절하게 준비한 만큼 오늘 경기에서 다 같이 간절한 마음으로 하나가 돼 승리하게 돼 기분이 좋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경기 끝나고 한동안 주저앉아 있었던 최철원은 "기쁘고 행복하기도 했다. 그동안 부진했던 것들도 많이 생각했다. 만감이 교차했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울산전에 최철원은 대형 실수를 한 뒤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었다. 고통스러웠던 시간을 어떻게 견뎠는지 묻자, 그는 "항상 전 감독님께서도 말씀하셨듯, 너무 머리를 싸매고 있지 말라고 하셨다. 운동장에서 한 번이라도 더 운동하고 준비하는 게 어떻겠냐고 말씀하셨다. 힘든 상황에서도 계속 준비하면서 있었다"라고 전했다.

이날 본인의 승리 지분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선 "100%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든 선수가 다 같이 화이팅하고 간절함이 뒤에서 보면서 많이 느껴졌다. 그 덕분에 조금이나마 기여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며 웃었다.

슈퍼매치라는 큰 경기에서 최철원은 선방 쇼로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건 항상 있다. 마음처럼 잘 안되는 게 있는데 그 생각을 접어두고 공에 집중하고 경기에 몰입하려고 많이 노력했다"라고 전했다.

최철원은 "(동료들이) 많이 축하해 줬다. '너 때문에 이겼다'는 그런 이야기로 힘을 주기도 했다. '그동안 마음고생했다'고 해줬다. (고)요한이 형이나 (나)상호도 그렇고 다들 이야기 해줬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최철원은 스스로 다시 주전 경쟁에 불을 지폈다. 그는 "저희는 항상 경쟁해야 한다. 그 경쟁을 통해 상호 간의 성장이 있다. 그런 점이 긍정적이라고 보인다"라며 "(축구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생긴다면 오늘 경기일 것"이라고 앞으로를 기대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