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바이에른 뮌헨이 주앙 팔리냐(풀럼)를 데려오기 위해 선수를 방출하고, 메디컬 테스트까지 마쳤지만 끝내 영입이 불발되면서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독일 매체 '스폭스(Spox)'는 2일(한국시간) "바이에른 뮌헨은 이적시장 마감일에 완전히 빈손으로 돌아왔다. 주앙 팔리냐는 오지 않고, 풀럼에 남는다"라고 보도했다.
2023 여름 이적시장 마감일을 앞두고 독일 분데스리가 챔피언 뮌헨은 미드필더 영입을 시도했다. 이는 클럽을 이끄는 토마스 투헬 감독의 요청으로, 투헬 감독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수적으로 넉넉하지 않다. 우리에겐 수비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미드필더가 3명뿐이다"라며 공개적으로 6번 미드필더 영입을 구단에 요구했다.
현재 뮌헨 1군 선수들 중 6번 자리에서 뛸 수 있는 선수는 요주아 키미히, 레온 고레츠카, 콘라트 라이머까지 총 3명이다. 4-2-3-1 전형을 애용하는 투헬 감독은 6번 미드필더 숫자가 최소 4명이 되기를 원했다.
숫자가 부족하다 보니 투헬 감독은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유소년 팀에서 뛰던 2004년생 독일 유망주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를 불러 경기 벤치 명단에 포함시켰다.
긴 시즌과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등을 병행하기 위해 충분한 숫자를 원하는 투헬 감독의 요구에 뮌헨은 센터백도 가능한 에릭 다이어(토트넘 홋스퍼)와 스코틀랜드 출신 스콧 맥토미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을 고려했는데, 최종적으로 풀럼 소속인 포르투갈 미드필더 팔리냐를 낙점했다.
1995년생 팔리냐는 지난 2022년 풀럼에 합류한 미드필더로 스포르팅, 브라가 등에서 뛰어난 활약을 선보였고,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변함없는 활약을 이어갔다. 포르투갈 대표팀에도 꾸준히 승선하며 매 경기 선발은 아니었지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0, 2022 카타르 월드컵 등에도 참여했다.
키 190cm에 나오는 피지컬을 활용한 수비 능력과 넓은 커버 범위 그리고 준수한 볼 배급 능력을 갖춘 팔리냐는 뮌헨에 합류한다면 요주아 키미히, 레온 고레츠카 등과 함께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로 여겨졌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이적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다. 우선 팔리냐가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뮌헨으로 합류할 기회를 갖게 되자 이적을 열망했다. 풀럼도 적절한 이적료와 대체자를 구할 수 있다면 핵심 선수이지만 뮌헨에 팔리냐를 보낼 의향이 있음을 드러냈다.
그 결과, 팔리냐는 구단으로부터 뮌헨의 메디컬 테스트를 받아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다. 이적시장 마감까지 단 몇 시간밖에 남지 않은 상황 속에서 팔리냐는 독일로 날아가 메디컬 테스트를 마치면서 구단의 최종 승인만 기다리고 있었다.
팔리냐가 정식으로 뮌헨 선수가 되는 순간만을 오매불망하고 있는 가운데 돌연 풀럼이 거래를 중단하면서, 뮌헨의 팔리냐 영입은 무산됐다. 이후 이적시장도 마감되면서 이번 여름에 뮌헨 팔리냐를 영입하는 건 이제 불가능한 일이 돼버렸다.
풀럼이 거래를 중단시킨 이유에 대해 '스포르트1'을 인용한 매체는 "팔리냐 이적이 무산된 이유는 풀럼의 최종 승인이 없었기 때문이다"라며 "풀럼이 적절한 대체자를 찾지 못하면서 팔리냐는 계속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만약 거래가 성사됐으면 풀럼은 뮌헨으로부터 기본 이적료 5800만 유로(약 825억원) 거액을 손에 쥘 수 있었다. 이 돈으로 풀럼은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토트넘) 팔리냐 대체자로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덴마크 미드필더 호이비에르는 최근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방출 가능한 선수로 분류됐다.
문제는 호이비에르가 토트넘을 떠나 프리미어리그 중하위권 클럽인 풀럼으로 이적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결국 적절한 대체자를 구하지 못한 풀럼은 거래를 중단시키면서 팔리냐에게 복귀 명령을 내렸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에 따르면, 팔리냐는 2차 메디컬 테스트와 뮌헨 유니폼 촬영까지 마치면서 이적 발표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거래가 무산됨에 따라 다시 풀럼으로 돌아가게 됐다.
한편, 메디컬 테스트까지 마쳤지만 이적이 불발된 팔리냐만큼 뮌헨도 현 상황에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 앞서 뮌헨은 네덜란드 미드필더 라이언 흐라번베르흐를 이적료 4000만 유로(약 575억원)에 리버풀로 보내면서 팔리냐를 위한 이적료와 자리를 만들어 놨다.
물론 흐라번베르흐는 지난 시즌 리그에서 559분만 출전하면서 벤치 자원으로 분류됐지만 가뜩이나 미드필더 숫자가 부족한데 흐라번베르흐를 내보내면서 팔리냐 영입을 성사시키지 못한 점은 긴 시즌을 소화해야 하는 뮌헨 중원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결국 투헬 감독이 몇 번이나 6번 미드필더 자리에 보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뮌헨은 영입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1군 멤버 한 명을 내보내면서 중원이 한층 더 얇아지는 악재를 맞이했다.
사진=AP, EPA, PA Wire/연합뉴스, 리버풀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