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여유롭게 1위를 달리던 LG 트윈스가 9월을 앞두고 고민을 떠안았다. 2위까지 치고 올라온 KT 위즈의 거센 추격에 두 팀의 격차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좁혀졌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SSG와 2강을 형성했던 LG는 시간이 지날수록 SSG와의 거리를 벌리더니 독주 체제로 승수 쌓기에 속도를 올렸다. 40승, 50승 선착에 이어 60승 고지까지 가장 먼저 밟으면서 21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향해 순항하던 중이었다.
그러나 LG는 지난 25~27일 NC 다이노스와의 원정 3연전에서 싹쓸이패를 당했고, 이 기간 KT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 3연전을 모두 쓸어담았다. 현재 두 팀의 격차는 4.5경기 차로, 패배가 길어진다면 상황이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부상자까지 발생했다. LG는 외국인 투수 아담 플럿코가 왼쪽 골반뼈 타박상 진단을 받으면서 전열에서 이탈했고,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기에 앞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복귀까지는 4~5주가 필요한 상황이다. 트레이드로 영입된 최원태의 가세로 마지막 퍼즐조각을 맞추는 듯했던 LG로선 다소 아쉽기만 하다.
이날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게 있었는데, 플럿코 못지않게 마운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좌완 필승조' 함덕주가 2군행 통보를 받았다. 플럿코와 달리 몸 상태에는 문제가 없지만, 피로 누적이 우려돼 휴식 차원에서 쉬어간다는 게 염경엽 LG 감독의 설명이다.
우천취소 결정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염 감독은 "함덕주는 오랜만에 이닝 수가 많아서 던지고 나면 회복이 조금씩 늦더라. 그럴 바에는 아예 미리 열흘을 쉬어주는 게 앞으로 레이스를 하는 데 있어서 더 나을 것 같아서 예방 차원에서 뺐다"라며 "나중에 있을 경기가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올 시즌 함덕주는 57경기 55⅔이닝 4승 16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1.62로 호투를 이어가고 있었지만, 지난 18일 인천 SSG 랜더스전을 포함해 최근 4경기 연속으로 출루 허용이 잦는 편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최근에는 별로 좋지 않았다. 그게 조짐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완전히 100%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계속 싸워야 할 때 데미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LG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기간에 고우석, 정우영, 문보경이 자리를 비우기 때문에 불펜 쪽에서 공백을 떠안아야 한다. '고정 마무리'까진 아니더라도 함덕주 역시 고우석을 대신해 뒷문을 책임질 수 있는 투수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염경엽 감독은 "그때도 필요하고, 지금 6경기보다는 마지막 30경기 정도가 훨씬 중요하다. 거기서 승부가 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라며 "그 시점에 아픈 선수들이 없어야 한다"고 부상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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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