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허진이 연예계에서 퇴출 당하면서 수중에 700원 밖에 남아있지 않던 생활고와, 전 남편과의 힘들었던 짧은 결혼 생활을 회상했다.
27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서는 53년차 원조 연기파 배우 허진이 출연했다.
1949년 생인 허진은 1971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뒤 서구적인 미모로 1970년대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활동한 스타였다.
촬영장 무단 이탈로 방송계에서 퇴출당했던 허진은 2013년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로 다시 작품에 복귀해 최근의 영화 '조제' 출연 등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날 허진은 한강뷰가 눈에 띄는 싱글 하우스를 공개했다.
허진은 "뷰가 이만한 곳이 없다. 그런데 그것도 일주일이다"라며 싱글로 살고 있는 외로움에 대해 언급했다.
1982년 결혼 후 약 1년 만에 이혼했던 허진은 전 남편에 대해 얘기하며 "그 사람을 살려주고 싶었다"며 결혼을 결심하게 됐던 사연을 전했다.
이어 "나는 결혼 안 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결혼을 안 해주면) 자기는 죽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사람 하나 살리자'는 마음으로 결혼 생활을 시작했었다. 그 말을 그대로 믿었었다. 내가 너무 순진했던 것이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전 남편에게 맞은 적은 없지만, 늘 겁을 먹으며 이어가야 하는 결혼 생활이었다고 돌아봤다.
허진은 "아마 남이 보면 내가 이미 전 남편에게 맞았을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전 남편이 소리를 지르고 뭐라고 하면 아무 말도 못했다. 남자를 무서워했던 것이다. '안 해야지'하고 도망갔다"며 도망치듯 끝냈던 결혼 생활을 털어놓았다.
재혼도 하고 싶었지만 '나를 오롯이 받아줄 사람이 없다'는 생각에 포기했다고 말한 허진은 "지금은 재혼보다는 서로 얘기 나눌 편한 친구로 있으면 되는 것 같다. 결혼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단호하게 덧붙였다.
과거 방송계에서 퇴출 당한 후 겪었던 생활고도 떠올렸다.
허진은 "방송계에서 퇴출당하면서 제대로 된 수입이 없었다. 세를 살고 있는데, 수중에 700원 밖에 없었다"고 힘들었던 당시를 고백했다.
이어 "천원을 내야 음료수를 마실 수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얼굴을 보여주고 '300원만 달라'고 하면 마실 수 있었지만 차마 그 말까지는 안 나오더라"고 마지막 자존심을 버릴 수 없었던 때를 회상했다.
허진은 "몸부림도 아니고 초라함도 아니었다. '이대로 서서히 있다가 가야지'라는 생각이었다. 약은 못 먹으니까, 이대로 굶고 있다가 가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하며 극단적 선택을 생각할 정도로 극한의 상황에 몰렸던 당시의 몸과 마음 상태를 담담하게 얘기했다.
'마이웨이'는 매주 일요일 오후 7시 50분에 방송된다.
사진 = TV조선 방송화면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