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진천, 김지수 기자) 한국 남자 펜싱의 살아있는 전설 구본길(34·국민체육진흥공단)이 사실상 커리어 마지막 아시안게임에서 화려한 '라스트 댄스'를 꿈꾼다. 금메달 두 개를 목에 더 걸고 한국 스포츠의 새 역사를 쓰겠다는 각오다.
구본길은 24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 D-30 미디어데이에 펜싱 종목을 대표해 참석했다. 여자 대표팀에서는 송세라가 구본길과 함께 자리를 빛냈다.
구본길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내가 4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대회"라며 "아시안게임 한국 선수 최다 금메달 기록도 세울 수 있는 만큼 다른 어떤 대회보다 더 집중해서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구본길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펜싱 사브르 개인전에 출전해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중국의 종만을 꺾고 생애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펜싱 사브르 개인전 및 단체전 금메달,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인전 및 단체전 금메달, 2021 도쿄올림픽 단체전 금메달을 손에 넣으며 명실상부한 남자 펜싱 세계 최강자로 우뚝 섰다.
구본길이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한다면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는 아시안게임 금메달 5개에 2개를 더하게 된다.
역대 한국 선수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은 수영의 박태환, 펜싱의 남현희, 볼링의 류서연이 주인공들로 나란히 6개를 따 공동 1위를 기록 중이다. 구본길이 항저우에서도 2관왕을 차지하면 한국 스포츠 새 역사를 쓰게 된다.
한국 선수의 아시안게임 4연패도 누구도 이루지 못한 업적이다. 구본길 역시 이를 잘 알고 있기에 항저우에서 반드시 전인미답의 고지에 오르고 싶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구본길은 "한국 펜싱이 워낙 세계 무대에서 잘하고 있어서 (다른 국가들에게) 파악이 많이 되기는 했다"면서도 "비디오 분석과 피지컬 트레이닝,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통해 아시안게임 4연패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한국 선수의 아시안게임 4연패도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걸 내가 꼭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누구에게나 4연패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꼭 달성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첫 아시안게임(2010년 광저우)에 출전했을 때 몸과 마음은 아니지만 정말 이번이 마지막이기 때문에 정신력으로 이겨내면 (4연패의) 꿈이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남자 단체전 금메달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한국 대표팀 특유의 끈끈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항저우에서 또 한 번 아시아 정상을 밟겠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구본길은 "한국 펜싱이 가지고 있는 강점은 첫 번째로 팀 워크다. 유럽 선수들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잘하는 선수들이 모여도 단체전은 약한 경우가 있다"며 "한국은 개인전도 강하지만 팀 경기에서는 서로 소통을 잘하다 보니 단체전에서 더 강하다"고 덧붙였다.
사진=진천,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