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파리 생제르맹이 이강인을 미드필더의 대안으로 여기고 있다고 알려졌지만, 추가적인 경쟁자 영입도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PSG는 최근 공격진과 미드필더진에서 아쉬운 공격력을 보여주며, 리그 개막 이후 2경기에서 2무로 아직도 승리가 없다. 리그1에서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PSG지만, 킬리안 음바페의 늦은 훈련 복귀와 네이마르의 알힐랄 이적, 리오넬 메시의 계약 만료 등 공격진이 불과 몇 달 만에 갑작스레 흩어지며 제대로 된 득점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최근 음바페가 훈련에 복귀해 툴루즈전에서 득점포까지 가동했고 새롭게 영입된 뎀벨레도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며 기대감을 끌어 올렸지만, 문제는 중원이다. 마르코 베라티가 유력한 상황에서 PSG는 중원에 워렌 자이레-에메리, 마누엘 우가르테 외에 믿을만한 자원이 거의 없다.
지난 툴루즈전에서 이강인과 왼쪽 측면에서 호흡을 맞춘 파비안 루이스는 지난 시즌부터 꾸준히 아쉬운 기량을 보여주고 있으며, 비티냐도 중원에서의 공격적인 능력이 부족하다. 새롭게 영입된 셰르 은두르는 아직까지 검증되지 못했으며 리그 개막 이후 2경기에도 모두 결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PSG 중원의 대안으로 떠오른 선수는 이강인이었다. 이강인은 당초 PSG에서 양쪽 윙어로 활약할 것이라고 전망됐지만, 음바페의 갑작스러운 훈련 복귀와 뎀벨레의 이적으로 윙어 포지션 경쟁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지난 툴루즈전에서도 이강인은 왼쪽 윙어로 출전했는데, 장기인 킥을 활용한 크로스로 공격의 활로를 뚫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쉬운 모습이었다. 패스 성공률 79%(15/19), 기회 창출 2회, 슈팅 1회, 볼 경합 성공 2회 등으로 공격에서 번뜩였음에도 후반 6분 음바페와 교체되며 일찍 그라운드를 떠났다.
프랑스 매체들은 툴루즈전 이후 이강인의 중원 기용 가능성을 강하게 어필했다. 프랑스 매체 르 파리지앵은 "엔리케와 코치진이 이강인이 PSG 경기의 플레이메이커가 되길 바란다"라면서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강인이 왼쪽과 중앙 사이에 위치해 창의적인 장면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이강인의 중원 기용을 주장했다.
왼쪽과 중앙 사이 공간은 4-3-3 전형에서 왼쪽 중앙 미드필더의 자리를 뜻한다. 흔히 '메짤라' 위치와 역할로 규정되는 이 위치에서 주로 공격적인 재능이 있는 미드필더들이 현대 축구에서 가장 많이 중용되고 있다. 이강인이 많은 공간과 넓은 시야를 확보해 정확한 패스나 직접 박스 타격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이강인이 현재 활용되는 것처럼 왼쪽 윙어로 나서기에도 어려움이 있다. 마요르카 시절처럼 베다트 무리티 같은 타겟 스트라이커가 있지 않기 때문에 하무스, 음바페, 그리고 우스망 뎀벨레의 공격성을 활용하기 위해선 한 칸 아래에서 정확한 패스를 해줄 수 있는 이강인의 역할이 더욱 필요해 보인다.
프랑스 매체 컬쳐 PSG도 "PSG는 결국 이강인으로 이어지는 내부 해결책을 선호한다. 그들은 미드필더 부문에서 영입을 하지 않기로 결정할 것이다"라며 "이강인은 PSG 중원의 행운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PSG는 이강인을 믿고 싶어 한다. 그들은 충분히 흥미로운 기회가 없다고 생각되면 영입을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PSG의 중원 영입 계획을 전한 바 있다.
이강인에게도 미드필더 전환은 기회일 수 있다. 음바페와 뎀벨레가 활약하는 공격진 한 칸 아래인 4-3-3 전형에서의 왼쪽 중앙 미드필더 자리로 이강인이 출전한다면, 이강인의 공격적인 재능과 넓은 시야, 킥 능력을 바탕으로 침투 패스와 박스 타격 등을 시도하며 팀 공격에 큰 도움이 될 확률도 높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 매체들의 이강인 미드필더 전환 가능성 예상과 함께 추가적인 영입을 고려하지 않는다던 PSG가 새로운 선수 영입에 나설 수도 있다는 전망이 등장했다.
스페인 매체 '엘데스마르케'는 22일(한국시간) "PSG는 약간의 관심으로 뎀벨레와 비슷한 케이스를 노리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엘데스마르케는 "PSG는 바르셀로나에서 낚싯대를 쥐고 사비 에르난데스가 이끄는 팀을 파고들 준비가 됐다. 그들은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좋아하는 또 다른 스타의 영입을 가까운 시일 내에 다시 시도할 수 있고, PSG는 그를 데려오길 원한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바로 파블로 가비다. 가비는 이제 경기에서 더욱 결단력 있는 모습이 필요하다. 그는 재능이 풍부하고 지구상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한 명이 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갖추고 있지만, 현실은 그가 페드리나 주드 벨링엄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라며 아직 최고 수준으로는 성장하지 못한 가비를 PSG가 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04년 8월생인 바르셀로나 미드필더 파블로 가비는 지난 2021/22 시즌 17세라는 어린 나이에 라리가에 데뷔했지만, 곧바로 팀의 핵심 미드필더로 자리 잡으며 팬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뛰어난 탈압박과 전진 패스 능력이 돋보였으며, 팀 내 쟁쟁한 선수들을 밀어내고 중원의 핵심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페인 대표팀에도 합류한 가비는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참여하며 국제무대 경험도 꾸준히 쌓았다. 바르셀로나는 가비를 팀의 미래로 지목하며 장기 계약을 체결했으며 무려 8억 5500만 파운드(약 1조 4600억원)의 바이아웃 조항을 포함했다고 알려졌다.
매체는 가비의 이적 가능성 이유로 최근 바르셀로나에 합류한 일카이 귄도안의 존재를 꼽았다. 엘데스마르케는 "바르셀로나는 그가 팀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길 바라지만, 귄도안의 등장은 가비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그의 명성을 앗아갈 수 있다.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PSG는 바르셀나가 그를 내보내도록 노력할 것이다"라며 귄도안의 존재 때문에 출전 시간을 뺏긴 가비가 이적을 원한다면 더욱 적극적으로 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엘데스마르케는 PSG가 가비에게 갖는 관심이 꽤 오래 지속될 것이라 전망하며 "1월에 가비가 바르셀로나 계획에 포함되지 않는다면 PSG는 더욱 적극적으로 협상을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내년 여름까지도 그를 데려오기 위해 모든 행동을 취할 것이다"라며 지속해서 중원 대안으로 노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가비가 PSG에 합류하게 된다면 이강인은 중원 미드필더 자리에서도 추가적인 경쟁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엔리케 감독은 이미 스페인 대표팀을 이끌 당시부터 가비에 대한 강한 믿음을 보였고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꾸준히 가비를 기용했다. 가비는 엔리케 감독 시절 처음 스페인 대표팀에 승선했고, 벌써 21경기가량을 소화하며 대표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가비는 16강까지 전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가비는 플레이적인 부분에서 안정적인 드리블과 왕성한 황동량을 보여주며, 이강인과 비슷하게 측면과 중앙을 오가는 플레이를 선호하기에 이강인과 중원에서 소화하는 역할도 겹친다. 다만 킥과 시야에 대해서는 이강인이 확실한 강점을 가지고 있기에 두 선수의 장점에 따라 엔리케 감독이 각기 다르게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PSG 중원의 유일한 해결책으로 여겨지며, 창의성을 더해줄 것이라고 기대받은 이강인이 이적시장 막판 경쟁자 영입 가능성에 직면한 가운데, PSG가 스페인 최고의 유망주 중 한 명인 가비를 데려와서 중원에서 이강인과 가비의 경쟁 체제를 만들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AP, AFP, EPA, 로이터/연합뉴스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