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배우 김소혜가 독기를 품었다. ‘순정복서’로 안방에 컴백한 김소혜에 대해 감독과 동료 배우가 "독하다"라며 칭찬을 늘어놓았다.
KBS 2TV 새 월화드라마 ‘순정복서’가 21일 오후 9시 45분에 시청자와 만난다.
‘순정복서’는 사라진 천재 복서 이권숙(김소혜 분)과 냉혈한 에이전트 김태영(이상엽)의 인생을 건 승부조작 탈출기다.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제2회 수상작인 추종남 작가의 소설 ‘순정복서’를 원작으로 했다.
이상엽, 김소혜, 박지환, 김형묵, 하승리, 김진우, 채원빈, 최재웅 등이 캐스팅됐다.
최상열 감독은 21일 서울 구로구 더 세인트에서 진행한 ‘순정복서’ 제작발표회에서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7, 8월 기대되는 작품에 대한 설문조사를 언급했다.
최상열 감독은 "1위에 '경이로운 소문2', 2위에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가 있더라. 두 프로그램이 30%였고 '순정복서'는 꼴찌를 했다. 기대하는 분들이 1% 계셨는데 너무 감사드린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기대 이상의 드라마가 됐으면 한다. 기대하는 분들은 많지 않았지만 '괜찮은데?'라고 생각하는, 기대 이상의 연기, 내용, 영상미, 음악을 느낄 수 있는 드라마가 됐으면 한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가장 시선을 모은 이는 룹 아이오아이(IOI) 출신 배우 김소혜다. 2021년 2월 학교 폭력 가해 의혹이 불거진 지 2년여 만에 안방에 컴백했다.
김소혜는 두 차례 걸친 학폭 의혹으로 논란이 됐다. 첫 번째 폭로는 김소혜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로 밝혀져 마무리됐다. 하지만 두 번째 폭로에서 김소혜가 중학교 1학년 때 학폭위원회에서 처벌받은 기록이 밝혀졌다. 당시 소속사는 김소혜는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렸던 사안은 '사실'이었지만 당사자와는 오해를 풀었다고 주장했다.
김소혜는 영화 '귀문', 카카오TV '그녀의 버킷리스트'에 출연하며 활동을 이어갔지만 반응은 미미했다. 이번 '순정복서' 출연 역시 일각에서 논란을 제기한 가운데 시청자의 호응을 받을지가 관심사다.
김소혜는 21일 서울 구로구 더 세인트에서 진행한 ‘순정복서’ 제작발표회에서 논란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으나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다. 대신 캐릭터와의 비슷한 점을 언급하며 각오를 다졌다.
김소혜는 "1, 2년 정도의 시간 동안 연기를 좋아하고 잘하고 싶은 사람으로서 어떻게 하면 부족함을 채울 수 있을까 고민하던 시기에 '순정복서'를 읽게 됐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 작품의 메시지는 불행 앞에 던져진 사람의 의지라고 생각한다. 불행 앞에 놓인 권숙의 선택과 그 선택으로 인한 성장 과정이 내게는 매우 비슷하고 감명을 받았다. 꼭 이 작품을 하고 싶었다. 이 기회를 주신 감독님과 제작진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참여했다"라며 작품에 애정을 내비쳤다.
이후 MC인 이재성 아나운서는 "여러 사람이 만든 작품을 소개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배우의 개인적인 궁금증이 있을 수 있지만 홍보대행사를 통해 최대한 성실하게 답하겠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소혜가 열일곱 나이에 복싱스타로 떠오른 천재 복서 이권숙 역을 맡았다. 그랜드슬램을 앞두고 돌연 잠적한 뒤 새로운 삶을 살다 악질 에이전트 김태영을 만나 인생의 변곡점을 맞는다.
김소혜는 "권숙은 천재 복서다. 신기하게도 링 위에 서는 걸 두려워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태영을 만나면서 많이 바뀌게 된다"라며 캐릭터를 소개했다.
그는 "복싱 훈련을 하면서 힘든 부분보다는 주어진 시간 안에서 최대한 열심히 해내고 싶은데 천재 복서 역할인 만큼 천재 복서가 될 정도의 훈련을 할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라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예전에라도 복싱을 배웠더라면 조금은 더 나았을 텐데, 하루는 더 아꼈을텐데' 하면서 연습에 임했다. 개인적인 부담감이 컸다. 채찍질을 스스로 많이 하는데 부족함을 인정하고 발전하는 시기가 항상 찾아왔는데 이번에는 그 벽이 굉장히 높아서 한계에 부딪혔다"라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최상열 감독은 "실제로 연습 기간이 길지는 않았다. 본인은 아쉬운 점이 많았다고 하지만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짧은 시간에 많은 성취를 이뤘다고 자부해도 된다"라며 칭찬했다.
최 감독은 "촬영을 다 마치고 시합 장면에서 더빙을 따로 했다. 전 금메달리스트 김광선 해설 위원이 녹음을 해주셨는데 그분이 너무 잘한다고 폼이 잡혀 있다고 하더라"라고 전하며 김소혜를 격려했다.
또 "이미지는 귀염상인데 되게 독한 분이다"라며 추켜세웠다.
최상열 감독은 "나도 말이 별로 없고 김소혜도 말이 별로 없어서 첫 미팅 때 데면데면하게 진행됐는데 마지막에 한마디를 하더라"라고 언급했다.
이어 "'다른 건 몰라도 엄청나게 열심히 하는 사람이다. '다른 배우들도 후보에 올라와 있을텐데 그 어떤 배우보다 더 열심히 할 수 있다. 그것만큼은 보장할 수 있다'라고 말 없는 사람이 이 말 한마디를 남기고 갔다. 강렬하게 영향을 줬다. 실제로 그 말을 그대로 실천했다. 끝까지 성실한 모습을 보여줬다"라며 캐스팅에 만족했다.
김소혜와 부녀 호흡을 맞춘 김형묵도 거들었다.
전 WBA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이자 천재 복서 이권숙(김소혜)의 아버지 이철용 역으로 출연하는 김형묵은 "소혜 씨가 여자이고 야위어서 혹시 (천재 복서 캐릭터를) 표현을 못할 까봐 걱정할 수 있는데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합을 맞추다 잘 안 맞아서 내 주먹을 정통으로 한 번 맞았다. 보통 그 자리에서 기절을 하거나 119를 불러야 하는데 그걸 버티더라. 훈련하다가 엑스레이 사진을 보여줬는데 무릎뻐가 돌아간 적이 있었다. 엄청 독하고 '이 친구 진짜구나'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많이 배웠다"라고 말했다.
김소혜는 "지금은 괜찮고 모든 게 좋아졌다. 그때 편하게 해주셔서 전혀 아프지 않았다"라며 걱정을 불식했다.
김소혜는 "권숙은 넘어져도 다시 서는 인물이다. 우리 드라마도 그걸 닮았다. 감히 복싱에 도전했는데 정말 멋있고 뜨거운 스포츠라는 걸 알게 됐다. 복싱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라며 드라마 시청을 당부했다.
사진= 김한준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