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시즌 2승 수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낸 자신의 커브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류현진은 21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하며 팀의 10-3 승리를 이끌었다.
류현진은 이날 직구가 최고구속 144km, 평균구속 141km를 기록하며 구위로 타자들을 압도하지는 못했다. 대신 체인지업, 커브, 컷 패스트볼 등 다양한 공을 섞어 던지면서 타자들의 타이밍을 효과적으로 뺏었다.
특히 100km 초반대 슬로 커브는 마지막 고비에서 큰 위력을 발휘했다. 5회말 2사 1·2루에서 엘리 데 라 크루스를 106km짜리 커브로 삼진으로 돌려세운 게 백미였다.
류현진은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후 1년간 길고 긴 재활을 성공적으로 마쳤음을 입증했다. 올 시즌 4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1.89로 부활의 날갯짓을 펼치고 있다.
류현진은 KBO리그(2006-2012) 시절은 물론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2013 시즌부터 커브 구사 비율이 낮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날처럼 슬로 커브를 즐겨 사용하며 결정구로 활용한 적은 많지 않았다.
류현진은 경기 종료 후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오늘 커브에 몇 점을 주고 싶나'라는 질문을 받은 뒤 "100점 만점에 100점"이라고 답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상대가 매우 공격적으로 나올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빠르게 (유리한) 카운트를 잡으려고 노력했던 부분이 주효했다"며 지능적인 피칭을 했음을 강조했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도 류현진의 피칭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상대 타자들의 공격적인 성향을 잘 이용했다. 정말 잘했다"고 치켜세웠다.
팀 동료이자 베테랑 타자 브랜든 벨트 역시 류현진의 투구에 매료됐다. 올해로 빅리그 경력만 13년차인 벨트의 눈에도 류현진의 피칭은 특별하게 다가온 듯 보였다. 벨트는 이날 멀티 홈런을 쏘아 올리며 류현진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벨트는 "류현진은 어떻게 던져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선수다"라며 "어떤 변화구를 가졌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류현진은 어떻게 공을 던져야 하는지 알고 빠르게 공을 던진다. 그와 함께 경기를 치르는 건 정말 재밌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사진=AP/AFP/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