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팀의 시즌 첫 승을 이끈 토트넘 홋스퍼 캡틴 손흥민이 토트넘의 우승 가능성을 질문 받는 일이 일어났다. 그는 질문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손흥민은 2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2-0 완승으로 끝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맞대결이 끝난 후, 인터뷰를 통해 우승 트로피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이날 손흥민은 공격포인트를 올리진 못했지만 토트넘 주장으로서 그라운드 곳곳에서 번뜩이는 패스를 뿌려 프리미어리그 전통의 강호 맨유를 위협하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후반 4분 파페 사르의 선제골로 앞서가기 시작한 토트넘은 후반 37분 벤 데이비스가 왼쪽 측면에서 날린 낮은 크로스가 맨유 센터백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발 맞고 굴절돼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가는 행운까지 따르면서 2-0으로 승리해 이번 시즌 첫 승 신고에 성공했다.
특히 손흥민의 활약상이 굉장히 눈에 띄어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4-2-3-1 전형에서 왼쪽 윙어로 출격한 손흥민은 날카로운 드리블 돌파와 키패스로 토트넘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전반 24분 왼쪽 터치라인을 타고 질주한 손흥민은 페널티 지역 반대편에 있던 데얀 쿨루세브스키에 공을 연결했지만 쿨루세브스키 오른발 슈팅이 안드레 오나나 골키퍼가 잡아내면서 도움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전반 40분에 박스 바로 앞에서 손흥민 패스를 받은 페드로 포로가 날린 오른발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자 관중들이 머리를 감싸 쥐었다. 후반 7분에도 손흥민이 허를 찌르는 침투 패스로 데스티니 우도지의 슈팅을 도왔으나 이번에도 오나나 선방에 막혀 달아날 기회를 놓쳤다.
축구통계매체 '풋몹(FotMob)'에 따르면, 손흥민은 이날 기회 창출 4회, 드리블 성공률 60%(3/5), 몸싸움 승률 75%(6/8) 등을 기록하면서 토트넘의 플레이메이커로서 활약했다.
이로써 손흥민은 지난 13일 2-2 무승부로 끝났던 브렌트퍼드와의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보여준 아쉬운 경기력을 지우는데 성공했다.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은 팀의 새로운 주장으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서도 캡틴을 맡고 있는 손흥민을 택했다. 많은 팬들이 손흥민이 토트넘의 새로운 주장으로서 치르는 첫 경기를 기대했지만 손흥민은 전반전에 태클로 페널티킥을 내줘 동점골의 빌미가 되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다행히 손흥민은 곧바로 다음 경기에서 지난 브렌트퍼드전 부진을 만회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상대가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유였기에 손흥민의 활약상은 더욱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기가 끝난 뒤, 영국 공영방송 'BBC'와 인터뷰를 진행한 손흥민은 "아주 좋고 정말 특별하다. 맨유는 특별한 상대였고, 맨유를 상대로 홈에서 시즌 첫 승리를 거뒀기에 정말 좋았다"라며 "시작부터 끝까지 팬들은 선수들에게 모든 것을 바쳤다. 거의 100분 가까이 그랬다"라며 경기 소감을 밝혔다.
경기 소감을 밝힌 손흥민은 뒤이어 이번 시즌 우승 가능성에 대한 질문도 받았다.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강호이지만 우승과 연이 없는 클럽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최근에 한 우승은 무려 16년 전인 2007/08시즌 리그컵 우승으로, 이후 단 한 번도 메이저 대회 정상에 서 본 적이 없다.
2015년부터 토트넘에서 뛰기 시작한 손흥민 역시 준우승만 3번 했을 뿐, 아직까지 클럽에서 우승을 경험해 보지 못했다. 2018/19시즌엔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올라갔지만 리버풀에게 패했고, 2020/21시즌 리그컵에서도 맨체스터 시티한테 졌다. 2016/17시즌 땐 프리미어리그 2위를 차지했다.
무관이 길어지다 보니 손흥민 최고의 파트너이자 월드 클래스 공격수였던 해리 케인은 커리어에 우승을 추가하기 위해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이적하자마자 DFL(독일축구리그)-슈퍼컵에 출전했지만 RB라이프치히한테 0-3 완패를 당해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한 케인은 지난 19일 베르더 브레멘과의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해 4-0 완승을 이끌면서 리그 우승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팬들이 간절히 원하고 있는 트로피에 대한 질문에 손흥민은 "아직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 있다"라며 "의심할 여지가 없이 팬들은 환상적이지만 우승을 위해선 우리가 모든 것을 바쳐야 하기에 너무 이르다"라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이어 "우리는 시즌 마지막이 어떨지 결코 알 수 없지만 무언가를 얻기 위해선 유니폼을 위해 모든 것들을 바쳐야 한다"라며 한 경기,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말 좋고, 모두가 매우 긍정적이며 이 팀에서 뛰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라며 "우리는 우리가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순간뿐만 아니라 좋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도 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갖고 있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토트넘의 새로운 캡틴 손흥민이 주장으로서 팀을 프리미어리그나 컵대회 정상에 올려놓아 16년 만에 우승컵을 구단과 팬들에게 선물해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PA Wire, EPA, AP/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