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성공적인 분데스리가 데뷔전을 가진 해리 케인이 경기가 끝난 후, 자신의 활약상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바이에른 뮌헨은 19일(한국시간) 독일 브레멘에 위치한 베저슈타디온에서 열린 베르더 브레멘과의 2023/24시즌 분데스리가 개막전서 멀티골을 기록한 르로이 사네, 1골 1도움을 기록한 케인, 1골을 넣은 마티스 텔의 활약을 앞세워 4-0 완승을 거뒀다.
지난 시즌을 포함해 11년 연속 분데스리가 정상에 오른 뮌헨은 개막전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분데스리가 12연패를 위한 시동을 걸었다.
지난 13일에 열렸던 RB라이프치히와의 2023 DFL(독일축구리그)-슈퍼컵 단판 승부에서 0-3으로 완패했던 뮌헨은 지난번 경기 때와 완전히 다른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승점 3점을 챙겨갔다.
뮌헨을 이끄는 토마스 투헬 감독은 중요한 개막전에서 신입생인 김민재와 케인 모두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켰다. 김민재는 68분, 케인은 84분을 소화하면서 두 선수 모두 성공적인 데뷔전을 가졌다.
특히 뮌헨 팬들이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케인은 이날 자신이 왜 월드 클래스 공격수로 평가받는지를 보여줬다. 먼전 케인은 전반 3분 만에 르로이 자네의 선제골을 도우면서 뮌헨 입단 후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김민재가 수비 진영에서 걷어낸 것을 시작으로 뮌헨의 역습이 펼쳐졌다. 이후 자네는 케인과 원투 패스를 주고받으며 기회를 만들었고, 오른발로 침착하게 골문 구석으로 밀어 넣어 득점에 성공하면서 전반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터트렸다.
분데스리가 데뷔전에서 공격포인트를 올린 케인은 도움 한 개에 만족하지 않았다. 후반 29분 알폰소 데이비스 패스를 받은 케인은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침착하게 마무리해 추가골을 터트리며 스코어를 2-0으로 만들었다. 그는 골문 앞을 관통한 뒤 특유의 '정권 세리머니'를 펼치며 뮌헨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뮌헨 입단 후 처음으로 치르는 분데스리가 경기에서 1골 1도움이라는 만 점짜리 활약을 펼친 케인은 후반 39분 마티스 텔과 교체되면서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데뷔전을 가졌다. 케인이 빠진 뒤에도, 뮌헨은 자네의 멀티골과 텔의 쐐기골이 터지면서 4-0 압승을 거뒀다.
경기가 끝난 후 투헬 감독은 케인의 활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독일 키커에 따르면 투헬은 "후반전에 우리는 약간 엉성했다. 두 번이나 공을 잃어버렸다. 10분 정도를 힘겹게 버텼다"라며 후반 초반 상대 공세에 밀렸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케인의 활약에 박수를 보냈다. 투헬은 "좋다는 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정말 훌륭한 활약이었다"라면서 "케인의 골은 클래식 그 자체였다. 그 골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경기 시작하자마자 도움을 기록하더니 스스로 득점까지 만들어냈다. 이대로만 계속해 줬으면 한다"라고 기뻐했다.
4-0이라는 결과에도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투헬은 "무실점 경기를 하고 주도권을 잡은 건 오랜만인 것 같다. 모두에게 좋은 결과"라며 "요주아 키미히와 레온 고레츠카가 서로를 잘 도우면서 큰 역할을 해줬다"라고 밝혔다.
케인 역시 자신의 데뷔전 활약상에 크게 만족했다. 경기를 마친 직후, 케인은 자신의 SNS을 통해 "오늘 시즌의 놀라운 시작이다"라며 "4-0 승리, 골, 도움, 이보다 완벽한 출발을 요구할 수 없다"라며 데뷔전 소감을 말했다.
이어 "모든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분위기는 놀라웠다"라며 열띤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도 감사 메시지를 전했다.
또 "모든 선수들, 스태프, 사람들과 알게 되고, 친해지면서 믿을 수 없는 한 주였다"라며 "모두가 정말 큰 도움이 됐기에 이렇게 시작할 수 있어 기쁘고,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가 더 흥미진진해질 거다. 계속해 보자"라며 앞으로도 꾸준히 좋은 활약을 펼칠 것을 팬들에게 약속했다.
케인은 올여름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뮌헨에 입단했다. 유소년 시절을 포함해 2004년부터 토트넘에서 뛰기 시작한 케인은 1군 통산 435경기에 나와 280골 64도움을 기록하며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골을 터트렸다.
자타 공인 토트넘 레전드인 케인은 우승 도전을 위해 19년간 함께한 클럽과 이별을 하기로 결정했다. 계약 기간이 1년 남았지만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서 팀을 떠나겠다는 뜻을 넌지시 내비쳤다.
많은 팀들이 달려들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레알 마드리드, 파리 생제르맹 등이 후보로 떠올랐다. 실제로 맨유와 레알은 케인 영입 가능성에 대해 문의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토트넘이 원했던 최소 1억 파운드에 달하는 이적료를 맞춰주지 못하고 발을 뺐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 게 바로 뮌헨이었다. 뮌헨은 케인 영입을 위해 전력을 다했다. 변덕스러운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과의 협상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7000만 유로(약 990억원) 수준의 첫 번째 제안이 거절당하자 8000만 파운드(약 1360억원)로 상향 조정해 2차 제안을 건넸다. 이마저도 토트넘에게 거절당하자 CEO까지 직접 나서서 케인 영입을 주도했다.
투헬 감독도 영국 런던으로 날아가 케인과 직접 이야기를 나눴던 것으로 알려졌다. 케인은 투헬과의 대화를 통해 뮌헨 이적을 확실히 마음 굳혔고, 뮌헨의 1억 파운드(약 1707억원)에 근접한 3차 제안을 토트넘이 받아들이면서 이적이 이뤄졌다.
케인은 입단하자마자 지난 13일 슈퍼컵에 교체로 투입됐지만 이제 막 새로운 팀에 합류했기에 팀의 0-3 참패를 막는 건 불가능했다. 만약 뮌헨이 우승을 차지했으면, 케인은 생애 첫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손에 쥘 수 있었기에 팬들은 큰 아쉬움을 드러냈다.
다행히 케인은 슈퍼컵에 대한 기억을 지우고 브레멘전 때 환상적인 데뷔전을 가지면서 분데스리가 우승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좋은 출발을 끊은 케인이 앞으로도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며 프리미어리그에 이어 분데스리가에서도 최고의 공격수로 등극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케인, 뮌헨 SNS, EPA, DPA/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