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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안타로 전날 부진 만회…구자욱은 "좀 내려놓으니 행운이 찾아온 것 같다"

기사입력 2023.08.18 06:30



(엑스포츠뉴스 대구, 유준상 기자) 부진을 만회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이 무안타의 아쉬움을 4안타 경기로 만회했다.

삼성은 1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15차전에서 4-2 승리를 거두고 전날 패배를 설욕, 위닝시리즈 확정과 함께 주중 3연전을 마감했다.

이날 3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구자욱은 홈런 1개 포함 4타수 4안타 3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올 시즌 구자욱의 4안타 경기는 지난달 26일 대구 SSG 랜더스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친 구자욱은 3회말 1사 1·2루에서도 LG 선발 케이시 켈리를 상대로 중전 안타를 때리며 2루주자 김현준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일찌감치 멀티히트를 완성한 구자욱은 5회말 2사 1루에서 켈리의 2구 직구를 잡아당겨 우월 투런포까지 쏘아 올렸다. 마지막 타석에서도 안타를 생산하며 LG 마운드를 괴롭혔다.



특히 구자욱은 세 번째 타석에서 터트린 홈런으로 9시즌 연속 100안타를 달성했다. KBO리그 역대 16번째 기록. 그가 프로 데뷔 이후 매 시즌 100안타 이상을 기록했던 만큼 무난하게 해당 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만큼 꾸준함이 받쳐주지 못했다면 지금의 구자욱도 존재할 수 없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구자욱의 홈런이 승기를 잡는 전환점이 되었고, 이후 선수들이 더욱 집중하며 승리할 수 있었다"고 구자욱의 활약상을 높이 평가했다.

경기 후 구자욱은 "(9시즌 연속 100안타에 대해) 이건 경기에 나가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다"고 웃은 뒤 "이렇게 달성할 수 있어서 기분은 좋았다. 사실 안타 개수가 몇 개인지 몰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16일 LG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던 구자욱은 "사실 '이제 좀 행운이 끝났구나'라고 생각했다. 15일 경기도 그렇고 제 컨디션이 아니었는데, 좀 내려놓으니까 행운이 찾아온 것 같다"며 "그제 플럿코 선수 공이 좋았던 것 같고, 어제는 좀 조급했던 것 같다. '행복했던 한 달은 끝났구나'라고 생각하면서 내려놓았는데, 첫 타석에서 운 좋게 안타가 나오다 보니까 거기서 탄력을 받은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리그를 대표하는 외국인 투수 중 한 명인 켈리로부터 홈런을 뽑아낸 구자욱은 "사실 홈런을 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조차 하지 못했고, (김)성윤이 빠른 주자라서 직구를 노렸던 게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6월 초 부상 이후 한 달간 자리를 비운 구자욱은 복귀 이후 연일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했고, 8월 들어서도 14경기 52타수 24안타 타율 0.462 2홈런 10타점으로 상승세를 유지하는 중이다. 시즌 타율을 0.341까지 끌어올리며 타율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구자욱은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있고, 인터뷰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현재 리그에서 가장 운이 좋은 사람이다'라고만 생각하는 중이다. 내가 타율이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누군가가 '타격 1위더라'고 말하면 알고는 있는데, 사실 그렇게 의식하진 않는 것 같다"며 "예전에 타격왕 경쟁을 한 번 했던 것 같은데, 의식하는 순간 무너지는 게 타격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신경 쓰지 않고, 5경기 정도 남으면 그땐 의식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오재일의 이탈로 임시 주장을 맡았던 구자욱은 오재일이 돌아온 뒤에도 계속 주장직을 유지했고, 남은 시즌 동안 선수단을 이끌어야 한다. 그는 "사실 주장을 하고 있지만 (오)재일이 형이나 (강)민호 형, (오)승환이 형이나 (우)규민이 형이 후배들을 가장 잘 다독여주시는 분이고 분위기를 잘 만들어주셔서 지금은 운 좋게 잘 풀리는 것 같다"고 베테랑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어 그는 "주장이라는 생각보다는 팀의 중간에서 선배들과 함께 후배들을 잘 이끌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어렸을 땐 잘 안 풀리다 보면 더그아웃에서 방망이를 내려쳤던 것 같다. 지금 그런 행동을 한다면 어린 선수들이 불편해 할 수 있고 편안하게 플레이하는 데 있어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예전의 나를 반성하기도 한다. 또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면서 야구에 대한 생각보다는 팀 분위기를 어떻게 하면 잘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사진=대구, 유준상 기자, 삼성 라이온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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