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김지수 기자) "게임 운영 능력도 부족한데 그냥 세게만 던지려고 한다."
한화 이글스 슈퍼루키 김서현은 지난 11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에서 64일 만에 1군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 6월 초 경미한 부상으로 2군으로 내려간 뒤 몸 상태 회복을 거쳐 선발 수업을 받았고 그 성과를 확인할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투구 내용은 처참했다. 2⅔이닝 3피안타 6볼넷 2사구 2탈삼진 4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직구 최고구속 156km, 평균구속 152km를 찍으며 특유의 강속구를 뽐내기는 했지만 81개의 투구수 중 스트라이크는 38개뿐이었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30.78%에 그치면서 자멸하는 피칭을 했다.
시즌 전체 성적도 19경기 20⅓이닝 1세이브 평균자책점 6.64로 인상적이지 못하다. 개막 직후 신인왕 후보로 거론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서현과 한화 모두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일단 김서현에게 1군에서 선발등판 기회를 주겠다는 입장이다. 당초 지난 10일 수원 KT 위즈전에 선발투수로 내정됐지만 비로 경기가 열리지 못하면서 등판이 밀린 부분도 11일 경기 부진에 영향을 어느 정도는 끼쳤다고 보고 있다.
다만 김서현이 힘으로만 승부하려는 부분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투구 밸런스가 좋지 않을 때 더 강한 공을 뿌리려는 욕심이 김서현의 발목을 잡는다는 입장이다.
최원호 감독은 "제구가 안 되거나 투구 밸런스가 좋지 않을 때도 어떤 콘셉트를 가지고 경기를 운영해야 하는데 김서현이 어리고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이 부분이 조금 떨어진다"며 "11일 경기도 그냥 세게만 던지려고 하니까 투구 시 손과 목이 벌어지고 밸런스가 무너졌다"고 평가했다.
최원호 감독은 올해 유망주 껍질을 깨뜨리고 있는 문동주 역시 프로 입단 첫해였던 지난해 김서현과 비슷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동주는 지난해 1군 13경기 28⅔이닝 1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5.65를 기록했다. 150km 중반대 강속구를 앞세워 탈삼진 36개를 잡아냈지만 9이닝당 볼넷 허용 4.40으로 제구력이 썩 좋지 못했다. 자신의 힘으로만 타자들을 상대하려던 부분이 독이 됐다.
문동주는 어느 정도 힘을 빼는 요령을 터득하면서 올 시즌은 20경기 104⅓이닝 7승 7패 평균자책점 3.28로 리그 수준급 국내 선발투수로 성장했다. 9이닝당 볼넷 허용도 3.11로 크게 줄었다.
문동주는 지난 12일 두산전 승리투수가 된 직후 "작년에는 (타자들에게) 맞기 싫어서 힘으로만 세게 던지려고 했었지만 올해는 다르다. 맞아도 된다는 마음으로 던지고 있다"고 자신의 변화를 밝혔다.
최원호 감독은 "문동주도 지난해, 그리고 올해 5월에 안 좋을 때를 보면 세게만 던지려고 했다"며 "김서현도 경험을 쌓다 보면 문동주가 향상됐던 것처럼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서현에게는 지난 11일 경기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잘 생각하고 개선해서 다음 선발등판을 준비하라고 했다"며 발전을 기대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한화 이글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