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여의도, 김정현 기자) 21세기 유일한 수비수 발롱도르 수상자 파비오 칸나바로가 대한민국 축구를 대표하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소환하며 웃음꽃을 피웠다.
호나우지뉴, 파비오 칸나바로, 마르코 마테라치는 10일 여의도 페어몬트 엠버서더 호텔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3명 모두 라싱시티그룹 초청으로 지난 8일과 9일 방한했다. 방한이 예정돼 있던 줄리우 세자르는 개인 사정으로 입국하지 못했다.
현역 시절 ‘외계인’이란 별명으로 불리며 화려한 개인기로 그라운드를 수놓았던 호나우지뉴는 브라질 대표팀 소속으로 2002 한일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으며 2005년 발롱도르, 2004년과 2005년에는 FIFA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칸나바로와 마테라치는 2006 독일 월드컵 이탈리아의 우승을 합작했다. 칸나바로는 특히 월드컵 우승을 이끈 공로로 2006년 발롱도르를 수상했다. 마테라치는 2009/10시즌 인터 밀란의 트레블(세리에A, 코파 이탈리아, 챔피언스리그 동시 우승) 멤버이기도 하다.
3명이 들어 올린 굵직한 트로피만 따져도 대단하다. 월드컵 두 개에 발롱도르 두 개다. 특히 칸나바로는 프란츠 베켄바우어(독일)와 함께 단 두 명만 있는 수비수 발롱도르 수상자다.
이들 모두 한국에 두 번째 방문이다. 3명은 전부 2002 한일 월드컵 출전 관계로 방한했으며 이후 21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당시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호나우지뉴는 "환상적인 기억이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좋은 시간을 갖고 싶다"라고 말했다. 칸나바로와 마테라치는 "첫 기억은 좋지 않았다"라면서도 "내 친구들과 함께 돌아오게 돼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날 3명 모두 유쾌하게 기자회견에 임했지만, 칸나바로는 가끔 가벼운 농담을 던지며 기자회견장 분위기를 띄웠다. 그의 농담에 딱딱했던 현장 분위기도 조금 풀릴 수 있었다.
칸나바로는 특히나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핵심 손흥민과 김민재를 언급하기도 했다. 나폴리 태생인 칸나바로는 나폴리에서 프로에 데뷔한 완전 나폴리 토박이로 지난 2022/23시즌 33년 만에 나폴리에 스쿠데토(세리에A 우승)를 이끈 김민재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더군다나 칸나바로는 중국 슈퍼리그 광저우 에버그란데 감독 시절 베이징 궈안에서 뛰던 김민재를 경험한 적이 있어 자세한 이야기를 해줬다.
칸나바로는 "많은 한국 선수가 유럽에 나가 뛰고 있다"라며 "난 그를 중국에서 처음 봤다. 그때도 훌륭한 선수였다. 다만 어린 시절이었고 실수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년간 유럽에서 김민재는 경기에 더 집중했고 실수를 줄였다. 난 그가 스쿠데토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모든 공격수에게 자신감이 있었다. 동료들을 돕고 정말 훌륭한 일을 해냈다"라고 극찬했다.
칸나바로는 이어 "김민재가 나폴리 티셔츠를 주기로 약속했었다. 근데 아직 받지 못했고 그는 뮌헨으로 가버렸다"라고 웃었고 "김민재가 잘 되길 바라고 향후 여행으로라도 한 번 나폴리에 다시 왔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손흥민에 대해선 오는 10월 예정된 레전드 매치에 함께 하길 바랐다. 칸나바로는 "손흥민과 상대해 보고 싶다. 그는 현재 최고의 스트라이커 중 한 명이다. 지금 당장 상대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뛰어 보고 싶다"라며 "나이가 들어서 막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지만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마테라치는 칸나바로에게 "손흥민이 너무 빨라서 막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데?"라고 무리하지 말라고 농담을 던졌다.
사진=박지영 기자, Reuters,DPA/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DB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