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른 첫 날, LG 트윈스 최원태가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선보이며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LG는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10차전에서 10-0 대승을 거두고 주말 3연전 싹쓸이로 4연승을 질주했다. 시즌 성적은 53승2무33패(0.616).
경기 초반부터 집중력을 발휘한 타자들이 선발 전원 안타를 만드는 등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긴 했지만, 결정적인 건 선발투수 최원태의 호투였다. 최원태는 6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7승을 수확했다.
당초 키움 히어로즈에서 29일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던 최원태는 트레이드로 팀을 옮기면서 하루 늦게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장소도, 상대도 달라졌다. 트레이드 당일 최원태는 "적응이 잘 안 된다"고 멋쩍은 뭇음을 보였지만, 국내 최고의 토종 우완투수다운 투구를 펼쳤다.
최원태는 1회말 정수빈-허경민-김재환을 모두 땅볼로 돌려세운 데 이어 2회말 양의지-양석환-강승호도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3회말과 4회말 역시 결과는 삼자범퇴. 최원태는 5회말 2사까지 단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았다. 2사 이후 강승호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게 이날 최원태의 첫 출루 허용이었다.
후속타자 양찬열의 삼진으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간 최원태는 6회말 1사에서 김태근에게 2루타를 맞으며 경기 개시 후 첫 득점권 위기를 맞이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정수빈을 공 1개 만에 1루수 땅볼로 돌려세웠고, 허경민의 좌익수 뜬공으로 이닝을 매듭지었다. 이날 최원태의 마지막 이닝이었다.
특히 염경엽 LG 감독이 최원태의 합류와 함께 주문했던 건 '빠른 템포'의 승부였다. 전날 최원태는 "점수를 주지 않으려고 하지 말고 우리 팀의 타격이 좋으니까 빠른 승부를 원하시는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최원태는 6회까지 75개를 소화했고, 각각 19개와 18개를 던진 3회말과 5회말을 제외하면 투구수가 15개를 넘어가는 이닝이 없었다.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도 만족스러운 최원태의 이적 신고식이었다.
사진=LG 트윈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