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모든 준비는 끝났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마침내 빅리그 복귀전을 치른다.
캐나다 현지 매체 '스포츠넷'은 29일(한국시간) "류현진이 다음달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한다"고 보도했다. 투구수 제한은 없다. 류현진의 빅리그 등판은 지난해 6월 2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 이후 정확히 1년 2개월 만이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은 준비를 끝냈다. 이제는 뒤를 보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그의 나이, 두 번째 수술을 받은 점을 고려할 때 재활 과정은 놀랍다"고 류현진의 복귀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해 6월 19일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류현진은 올해 5월 불펜피칭으로 서서히 몸 상태를 끌어올린 뒤 6월 라이브 피칭까지 마쳤다. 또한 유산소 운동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병행한 그는 야식을 줄이면서 체중을 줄였다. 공백이 길었기 때문에 빈 틈 없이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준비하겠다는 게 류현진의 생각이었다.
류현진은 이달 들어 본격적으로 '실전 모드'에 돌입한 뒤 재활 등판을 거치면서 42개, 37개, 66개로 투구수를 점차 늘렸다. 자연스럽게 본인이 목표했던 '7월 내 빅리그 복귀'에 한 걸음씩 다가섰다. 마지막 재활 등판이었던 22일(한국시간) 뉴욕 메츠 산하 시러큐스 메츠와의 원정경기에서는 6이닝 3피안타(2피홈런) 1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QS)를 달성하는가 하면, 수술 이후 최다 투구수인 85개를 소화했다.
특히 이날 류현진의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90.8마일(약 146km)까지 올라왔고, 평균 구속은 88.3마일(약 142km)로 측정됐다. 류현진은 직구(39개)를 비롯해 체인지업(23개), 컷 패스트볼(13개), 커브(10개) 모두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네 차례의 재활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류현진은 25일 LA 다저스와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선수단에 합류하면서 복귀가 임박했음을 알렸고, 27일 다저스타디움에서 불펜 피칭으로 컨디션을 점검했다. 저스와 LA 에인절스전을 건너뛰고 볼티모어와의 홈 4연전에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해졌다.
토론토가 류현진의 등판 시점을 예상보다 늦추면서 친정팀 다저스에 이어 오타니 쇼헤이와의 한·일 빅리거 맞대결도 무산됐다. 그러나 볼티모어도 결코 만만치 않은 팀이다.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고, 6할이 넘는 승률을 기록 중이다. 최근 2연패를 기록하면서 상승세가 조금 주춤하긴 했으나 방심은 금물이다. 결코 류현진에게 쉬운 상대가 아닐 것이라는 전망이다.
선수 못지않게 팀도 류현진의 합류를 간절하게 기다려왔다. 28일 하루 휴식을 취한 토론토는 29일 에인절스전부터 단 하루도 쉬지 않고 17연전 '강행군'에 돌입했다. 토론토가 일찌감치 6인 선발로테이션 카드까지 생각하고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8월 중순까지 마운드의 과부하를 최소화하면서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류현진이 이 기간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계산한 것이다.
슈나이더 감독은 류현진의 복귀전 일정이 확정된 뒤 "6인 로테이션은 선발진에 도움이 된다. 선발투수들이 하루씩 더 쉴 수 있다는 점은 좋은 일이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앞서 류현진은 28일 '스포츠넷'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금 (복귀 준비가) 진행이 잘 되고 있고, 중간에 끊긴 흐름 없이 계획대로 잘 된 것 같다. 제구도 그렇고 스피드도 매 경기 조금씩 올라오면서 본 궤도로 올라오는 중인 것 같다"며 "제구도 내가 잘 던지고 싶은 대로 잘 진행되고 있어서 만족하는 상황이다. 선발투수로서 해야 할 일을 수행하고 싶고, 이를 위해 준비해왔다. 팀이 이길 수 있도록 무엇이든지 하고 싶다"고 전한 바 있다.
이제는 복귀전을 치르는 일만 남았다. 1년 조금 넘는 기간 동안 자신과의 싸움을 펼쳐야 했던 류현진이 '에이스'의 부활을 알릴지 주목된다.
사진=USA투데이스포츠, AP, AF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