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한국 남자 수영 대표팀이 세계선수권 800m 계영에서 한국 신기록을 작성하며 결승 진출, 목표인 메달을 향해 순항했다.
황선우(20), 김우민(21), 양재훈(25·이상 강원도청), 이호준(22·대구시청)은 28일 오전 일본 후쿠오카 마린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린 2023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 대회 남자 계영 800m 예선 2조에 출전해 7분06초82를 기록, 조 4위 및 전체 6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은 지난해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이 종목에서 예선 4위를 차지해 세계선수권 계영 종목에서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오르는 쾌거를 일궈냈다. 이어 결승에서 6위에 오른 적이 있다. 이번에도 예선 6위를 차지하면서 2년 연속 이 종목 결승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아울러 지난 대회 결승에서 세운 7분06초93의 한국 기록을 0.11초 앞당기며 새로운 한국 신기록까지 수립했다.
한국은 예선에서 6번 레인에 자리를 잡았다. 지난 25일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200m에서 동메달을 따낸 에이스 황선우가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황선우는 초반부터 치고 나가며 레이스를 주도했고 한국은 100m 구간까지 1위를 질주했다. 다만 황선우는 150m 구간부터 페이스가 다소 주춤했고, 결국 200m를 1분47초29로 끝내 6위로 마쳤다. 자신이 25일 자유형 200m 결승에서 세운 이 종목 한국 기록 1분44초42와 비교하면 거의 3초 가량 늦은 기록이었다.
2번째 영자는 김우민이었다. 지난 23일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 올라 5위를 기록한 김우민은 200m에서도 월드아쿠아틱스(옛 국제수영연맹) A기준기록을 통과할 만큼 이 종목 기록도 좋다. 안정적으로 물살을 가른 김우민은 갈랐다. 선두 그룹과 격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게 하면서 호시탐탐 순위 상승을 노린 끝에 한국은 400m 지점을 지날 때 3분33초31을 기록, 예선 2조 3위로 올라섰다.
3번째 영자인 단거리 전문 양재훈의 경기력도 나쁘지 않았다. 한국은 양재훈이 최대한 버텨줘야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다. 혼신의 힘을 다한 양재훈은 600m 지점을 들어올 때 5분20초62로 2조 4위를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레이스를 이어갔다.
마지막 영자 이호준은 좋은 컨디션을 과시했다. 지난 25일 남자 자유형 200m에서 이호준과 함꼐 결승에 올라 한국 수영 사상 처음으로 단일 종목 두 명의 선수가 모두 결승에 오르는 쾌거를 쓴 이호준은 마지막 100m를 남겨두고 스퍼트를 끌어올린 끝에 독일 선수를 제쳤다. 결국 이 종목 우승을 다툴 것으로 여겨지는 미국(7분06초07)과 영국(7분06초20)에 이어 한국 순위를 3위까지 끌어올렸다.
한편, 예선 1조 기록까지 모두 합친 결과, 1조에서 레이스를 펼친 수영 강국 호주가 7분04초37로 예선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미국이 예선 전체 2위가 됐으며, 이탈리아가 7분06초12로 3위로 뒤를 이었다.
장거리 수영에 강한 이탈리아는 선수들의 고른 기량이 강점이다. 지난해 12월 호주 멜버른 쇼트코스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800m 계영에서 한국을 제치고 동메달을 딴 적이 있다.
이탈리아에 이어 영국이 7분06초20으로 4위, 프랑스가 7분06초40으로 5위에 올랐다. 한국 다음으론 독일이 7분07초50으로 7위, 브라질이 7분07초74로 8위에 오르면서 결승 진출 막차를 탔다.
반면 개최국 일본은 7분08초70으로 브라질에 0.96초 차이로 밀리면서 9위에 그쳐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단거리 강자 판 잔러를 앞세운 중국은 7분09초99로 17개 참가국 중 11위에 머무르며 대회를 마감했다. 예선 결과만 놓고 보면 한국이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 종목 강력한 금메달 후보임이 입증된 셈이다.
황선우, 김우민, 양재훈, 이호준은 오후부터 휴식을 취한 뒤 이날 저녁 9시 40분 열리는 결승에서 한국 수영 사상 최초의 세계선수권 단체전 메달 획득에 도전하게 됐다. 한국은 예선 순위에 따라 7번 레인을 배정받았다.
계영 대표팀 선수들은 예선을 마친 뒤 결승에서도 훌륭한 레이스를 약속했다.
황선우는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이런 좋은 결과로 결승에 진출하게 돼서 팀원들에게 정말 고맙다. 저녁에도 같이 팀워크를 다져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 4번 영자로 역영한 이호준도 "다들 경기도 많이 뛰고, (계영 전문 영자로 온) 양재훈 형은 첫 경기라 더 부담됐을 텐데 좋은 성적으로 한국 신기록을 세워서 오후에는 더 가벼운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번 대회 개인전에는 출전하지 않은 양재훈은 "예선부터 좋은 기록으로 한국 기록을 수립했다. 결승은 조금씩 다듬어서 좋은 기록 보여드릴 것"이라고 했다.
2번 영자 노릇을 충실히 해낸 김우민은 "좋은 팀원들과 함께 한국 신기록 세웠으니, 좀 더 의기투합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