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나승우 기자) 팀K리그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의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서 3-2 역전승을 거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팀K리그는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을 치러 3-2로 이겼다.
전반 13분 토마 르마에게 선제골을 내준 팀K리그는 전반전을 0-1로 뒤진 채 마무리했으나 후반 3분 안톤의 헤더 동점골이 터졌고, 카를로스에게 다시 실점했지만 곧바로 팔로세비치의 페널티킥 골로 따라붙었고, 후반 추가시간 이순민의 역전골이 터지며 극장승을 가져갔다.
팀K리그는 4-3-3으로 나섰다. 이창근이 골문을 지켰고, 이기제, 김영권, 정태욱, 설영우가 백4를 형성했다. 백승호, 한국영, 배준호가 중원을 구성했으며 이승우, 주민규, 나상호가 최전방 3톱으로 출격했다.
아틀레티코는 5-3-2로 맞섰다. 이보 그르비치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 스테판 사비치, 악셀 비첼, 마리오 에르모소, 사무엘 리누가 백5를 구축했다. 코케, 로드리고 데폴, 토마 르마가 중원에 배치됐으며 앙투안 그리즈만과 알바로 모라타가 투톱으로 호흡을 맞췄다.
아틀레티코는 한국어로 이름을 새긴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경기 전 구단 공식 SNS 계정에는 선발 출전한 그르비치와 그리즈만의 유니폼 사진이 올라왔다. 서울 라커룸 한 쪽 벽면에는 '여기 아틀레티코를 위한 벽이 있다'는 문구와 큰 하트를 그려넣기도 했다.
시축 행사는 스트레이트 키즈의 창빈이 맡았다. 창빈의 발을 떠난 공은 골라인 부근까지 시원하게 날아가며 팀K리그 선수들과 관중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후 아틀레티코의 선축으로 경기가 시작됐다. 아틀레티코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빠른 전개를 보여주면서 관중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전반 3분 그리즈만이 코너킥을 차기 위해 코너 플래그 쪽으로 다가오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이후 그리즈만의 코너킥에 이은 데폴의 논스톱 발리슛은 이창근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K리그 득점 공동 선두 주민규가 팀K리그의 첫 번째 슈팅을 기록했다. 전반 5분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공을 잘 트래핑 한 주민규는 슛 페인팅으로 수비를 무력화 한 뒤 왼발로 첫 번째 슈팅을 가져갔다.
전반 7분 아틀레티코가 팀K리그의 골망을 출렁였다. 그리즈만의 침투 패스를 받은 모라타가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오른발로 골문 구석에 침착하게 밀어넣었다. 하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고, 모라타는 이게 왜 오프사이드냐는 듯 두 팔을 벌려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아틀레티코는 팀K리그의 전방 압박에도 마치 가벼운 패스 훈련을 하듯 쉽게 압박을 벗겨냈다. 팀K리그 선수들이 한 쪽에 쏠린 사이 반대편에 자유롭게 서 있던 선수에게 정확하게 연결되며 또다시 탄성을 자아냈다.
팀K리그가 오랜만에 공격에 나섰다. 전반 12분 주민규가 절묘한 침투로 아틀레티코 수비진 뒷공간으로 빠져들어갔다. 크로스는 비첼에게 막혔다.
곧바로 아틀레티코의 선제골이 터졌다. 전반 13분 르마가 그리즈만에게 찔러줬고, 그리즈만이 슈팅을 때렸다. 이창근이 한 차례 선방했으나 흘러나온 공을 르마가 재차 밀어넣으며 골망을 갈랐다. K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모인 수비진이었지만 프랑스 국가대표 동료이기도 한 르마와 그리즈만의 호흡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팀K리그가 좋은 기회를 놓쳤다. 전반 17분 후방에서 수비진을 한 번에 벗겨내는 패스가 들어갔고, 수비 시야 밖으로 침투한 이승우가 잡은 후 슈팅까지 이어가 봤지만 아스필리쿠에타에게 막히고 말았다.
이창근의 슈퍼세이브가 나왔다. 전반 19분 리누가 좁은 공간에서 그리즈만과 원투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수비 3명을 벗겨낸 후 오른발 슈팅을 떄렸으나 이창근이 막아냈다. 이어진 코너킥에서는 모라타의 헤더가 골대를 맞은 후 이창근 맞고 다시 코너킥으로 이어졌고, 사비치의 헤더 또한 골포스트 상단을 때리면서 팀K리그가 위기를 넘겼다.
주민규와 함께 K리그 득점 공동 1위에 올라 있는 나상호가 아틀레티코 수비진을 휘젓고 슈팅까지 시도했다. 하지만 공은 골대 옆으로 벗어났다. 아틀레티코는 에이스 그리즈만을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했고, 전반 23분 모라타가 재차 골망을 흔들어봤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1분 뒤 그리즈만의 왼발 슛은 골대 오른쪽을 때렸다.
전반 27분 왼발 장인 이기제가 직접 프리킥을 준비했다. 코스는 날카로웠지만 수비벽에 맞으면서 기회가 무산됐다. 이기제도 아쉽다는 듯 탄성을 내질렀다. 전반 35분에는 아틀레티코의 에르모소가 강력한 헤더로 골문을 위협했으나 이창근이 선방해내면서 1점 차 승부가 이어졌다. 1분 뒤에는 사비치가 르마의 코너킥을 제대로 머리에 맞혀봤지만 이번에도 이창근을 넘지 못했다.
아틀레티코의 환상 패스 플레이를 이창근이 또 한 번 막아세웠다. 전반 40분 침투 패스를 받은 리누가 방향만 살짝 트는 헤더로 연결했으나 이창근이 팔을 쭉 뻗어 막아냈다. 팀K리그는 백승호의 중거리 슛으로 반격해봤지만 공이 높게 뜨면서 무위에 그쳤다. 전반 44분에는 이승우가 벼락 같은 슈팅을 시도했으나 고은 옆그물을 때렸다.
아틀레티코가 완벽한 패스 플레이를 통해 골망을 갈랐다. 그리즈만이 침투하는 리누의 움직임에 맞춰 정확하게 패스를 넣어줬고, 리누는 슈팅을 때리지 않고 노마크 위치에 있던 모라타에게 건넸다. 모라타가 힘 들이지 않고 가볍게 밀어넣었지만 그리즈만이 패스할 때 리누의 위치가 오프사이드로 판명되면서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아틀레티코의 1-0 리드로 전반전이 종료됐다.
하프 타임에는 [여자]아이을의 공연이 펼쳐졌다. 열정적인 공연에 경기장을 가득 채운 팬들이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양 팀은 후반전 들어 명단을 대거 교체했다. 팀K리그는 이창근, 김영권, 이기제, 백승호, 배준호, 이승우, 주민규를 불러들이고 조현우, 그랜트, 제카, 세징야, 제르소, 이순민, 안톤을 투입했다. 아틀레티코 또한 모라타, 리누, 르마, 데폴, 비첼, 사비치, 그르비치, 그리즈만 대신 찰라르 쇠윈쥐, 사울 니게스, 앙헬 코레아, 하비 갈란, 파블로 바리오스, 안토니오 고미스, 카를로스 마르틴, 로드리고 리켈메를 내보냈다.
교체 투입된 제르소가 과감한 드리블 돌파로 아틀레티코 수비진을 흔들었다. 후반 초반 팀K리그의 동점골이 나왔다. 후반 3분 프리킥 공격 상황에서 세징야의 프리킥을 안톤이 머리로 받아 넣었다. 안톤은 문선민(전북현대)의 세리머니로 유명한 '관제탑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팀K리그는 한국영과 나상호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대신 팔로세비치와 황재원을 투입했다. 후반 15분 제카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강력한 헤더로 연결해 아틀레티코 골문을 겨냥해봤으나 다소 높게 뜨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후반 18분 정태욱을 빼고 헤이스를 투입하며 공격 숫자를 늘렸다.
후반 24분 팀K리그가 절묘한 코너킥 공격으로 아틀레티코를 깜짝 놀라게 했다. 세징야의 코너킥을 헤이스가 기습적인 백헤더로 연결했다. 하지만 고미스 골키퍼가 잡아냈다.
아틀레티코가 젊은 선수들로 이뤄진 비주전조를 투입한 후 공격에 힘이 조금씩 빠졌다. 후반 중반 이후 경기가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고, 결정적인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
모처럼 공격에 나선 아틀레티코는 바리오스의 아웃프런트 슛으로 득점을 노려봤으나 조현우 정면으로 향했다. 팀K리그는 제르소를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세징야의 침투패스를 받은 제르소가 골문 앞까지 몰고 갔으나 쇠윈쥐가 공만 건드리는 깔끔한 태클로 저지했다.
아틀레티코가 다시 앞서갔다. 후반 39분 왼쪽 측면에서 삼각 패스를 통해 팀K리그 수비진을 허물었고, 코레아가 반대편에서 쇄도하던 카를로스에게 정확하게 내줬다. 카를로스는 빈 골대에 가볍게 밀어넣었다.
아틀레티코의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2분 뒤 제르소가 절묘한 침투 움직임을 가져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팔로세비치가 골키퍼 방향을 완벽하게 속이고 반대편 구석으로 찔러 넣어 재차 동점을 만들었다.
추가시간 5분이 주어졌다. 이대로 경기가 끝날 것 같던 후반 추가시간 3분 이순민의 오른발 감아차기 슛이 골망을 흔들었고, 팀K리그의 역전승으로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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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