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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우+이호준 결승행 vs 마쓰모토+판잔러 탈락…한국 수영, 中·日과 자존심 대결 '한판승'

기사입력 2023.07.25 00:32 / 기사수정 2023.07.25 00:32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중국, 일본에 고개 숙이던 한국 수영이 마침내 활짝 웃었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종목에서 사상 처음으로 단일 종목에 두 명이 결승에 오르는 쾌거를 일궈낸 가운데 일본과 중국이 자랑하는 에이스들은 준결승에서 좌절했기 때문이다.

'한국 수영의 간판' 황선우(20·강원도청)와 '돌아온 수영 신동' 이호준(22·대구시청)은 24일 일본 후쿠오카 마린 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린 2023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승에서 3위와 6위를 각각 차지해 상위 8명이 겨루는 결승에 진출했다.

황선우는 이날 준결승 1조에서 1분45초07로 터치패드를 찍어 조 1위를 차지했다. 준결승 2조에 나선 이호준은 1분45초93으로 들어와 조 3위에 올랐다. 둘은 준결승 1~2조에 나선 16명의 기록을 순위대로 매겨 결승 진출자를 가리는 시스템에서 각각 3번째와 6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 수영에서 두 명이 기준기록A를 모두 통과해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뒤 결승까지 진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준우승자 황선우가 건재한 가운데, 과거 수영 신동으로 불렸던 이호준이 올해 들어 기록을 부쩍 끌어올리면서 둘 모두 결승 무대에 서는 사고를 쳤다.

준결승 전체 1위는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루마니아의 천재 다비드 포포비치로 1분44초70을 찍었다. 이어 이날 오전 예선 전체 1위에 오른 수영 강국 미국 대표 루크 홉슨이 1분44초87로 2위에 올랐다. 황선우의 뒤를 이어 준결승 4위를 차지한 선수는 2020 도쿄 올림픽 이 종목 금메달리스트인 영국의 톰 딘(1분45초29)이다. 영국의 매튜 리처즈가 1분45초40으로 준결승 전체 5위를 기록했다.

6위 이호준 뒤를 이어 키어란 스미스(1분45초96)으로 7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오스트리아의 펠릭스 아우뵈크가 1분45초97로 터치패드를 찍은 뒤 스윔 오프를 거쳐 결승행 마지막 티켓을 잡았다.





스윔 오프는 경영 종목에서 예선 혹은 준결승 때 2명 이상의 선수가 같은 기록을 내 준결승 혹은 결승 진출자를 가려야 할 경우 해당 선수들만 다시 출발대 위에 세워 순위 매기는 것을 뜻한다. 아우뵈크가 24일 준결승 역영으로 피로가 풀리지도 않은 시간에 200m를 한 번 더 달려 이긴 상대가 바로 개최국 일본의 에이스 마쓰모토 가쓰히로였다.

둘은 준결승에서 1분45초97로 같은 기록을 내 공동 8위에 올랐다. 수영의 경우 결승전 출전 선수가 8명 뿐이어서 한 명의 승자를 가리기 위한 스윔 오프를 펼친 것이다.

결국 아우뵈크가 1분46초30으로 들어와 마쓰모토를 0.07초 앞섰다.

마쓰모토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200m 금메달리스트인 하기노 고스케 이후 일본이 자신 있게 내세운 자유형 에이스였지만 2년 전 도쿄 올림픽 결승행 좌절에 이어 이날도 홈에서 고배를 마셨다. 예선 8위였던 순위가 한 계단 더 미끄러졌다.





중국의 초신성 판 잔러의 탈락도 화제다. 판 잔러는 지난 4월 중국수영선수권에서 1분44초65를 기록하며 이번 세계선수권 전까지 올해 남자 자유형 200m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세계선수권에서도 다비드 포포비치(루마니아), 황선우, 톰 딘(영국) 등의 경쟁 구도를 흔들 강력한 다크호스로 꼽혔다.

그러나 실제 세계선수권에선 달랐다. 예선에서 1분46초49의 저조한 성적으로 11위에 그치더니 준결승에서도 1분46초05를 기록, 1분 45초대에도 진입하지 못한 채 준결승 전체 10위에 그쳐 결승행이 좌절됐다.

남자 자유형 200m는 2010년대 이후 한·중·일 3국 선수들이 세계 수준의 기록을 내면서 선의의 경쟁을 하는 대표적인 종목이다. 한국엔 박태환에 이어 황선우가 등장했고, 중국은 쑨양이 한동안 세계 무대를 지배하다가 도핑 양성으로 추락한 뒤 판잔러가 등장했다. 일본에선 이번 세계선수권 해설자로 나서고 있는 하기노가 주종목 개인혼영은 물론 자유형 중거리에도 능해 박태환, 쑨양 양자구도를 흔들더니 그의 뒤를 이어 마쓰모토가 부지런히 헤엄쳤다.

이번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200m가 주목받은 이유도 3국 선수들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황선우가 건재하고, 이호준이 부활한 한국 수영이 중국과 일본의 코를 납작하게 누른 셈이 됐다.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이런 구도가 유지될지 흥미진진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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