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9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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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월드컵 전사들 명예 회복할까?

기사입력 2005.11.11 09:36 / 기사수정 2005.11.11 09:36

손병하 기자
북유럽의 강호인 스웨덴과의 평가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오후 8시)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바이킹의 후예 스웨덴과 평가전을 치른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이란과의 경기를 승리로 이끌며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었던 대표팀이 연승을 내달리며 기분 좋은 상승세를 탈 수 있을지, 어떤 선수들을 어떻게 구성해 경기를 펼칠지 또, 그가 수차례 말했던 '한국형 축구'는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 등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밤, 상암을 뜨겁게 달굴 스웨덴전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본다.

▶아드보카트 4백에 도전?

어떤 선수들이 베스트 11로 나올까 만큼이나 궁금한 부분이 바로 '대표팀이 어떤 전술을 갖고 경기에 나서느냐?'이다. 이 부분이 유독 관심을 끄는 이유는 아드보카트 감독이 공언한 4백이 아직까지 한국 축구에서 성공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숱한 국, 내외 감독들이 대표팀에게 4백을 접목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지난 2002 월드컵에서 한국을 4강에 올려놓았던 히딩크 감독도 끈질긴 실험을 했지만, 결국 4백을 포기하고 한국에 익숙한 3백으로 회귀한 적 있다.

10일, 상암 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실시 한 연습 게임에서 아드보카트 감독은 A, B팀 모두, 포백 시스템을 도입한 4-3-3 전술로 경기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A팀은 좌측부터 이영표-김영철-최진철-조원희가 4백을 이루었고, B팀은 김동진-조용형-유경렬-고트비 코치가 4백을 형성해 경기를 펼쳤다. 12일 스웨덴전에서도 훈련과 같은 4백이 가동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4백 수비가 아드보카트 감독의 손에선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지 주목된다.

▶해외파냐, 국내파냐?

이번 대표팀 내에서의 포지션 경쟁은 사실상 지난 2002 월드컵 멤버로 대변되는 '해외파'와, 월드컵 엔트리에 들지 못했던 선수들과 대표팀 새내기들이 주를 이룬 '국내파'의 경연장이다. 수비 라인을 제외하고 공격과 허리에서 펼쳐질 '신-구' 혹은, '해외파-국내파' 들의 자존심 대결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전망이다.

10일 연습경기에서는 A팀에 설기현-안정환-차두리 등 유럽 삼총사가 한팀을 구성했고, B팀에서는 박주영-이동국-이천수 등 국내파가 포진되었다. '국내 vs 해외' 라는 뚜렷한 대결 구도가 성립된 셈. 미드필드에서도 이영표 박지성 이을용 등의 해외파에 김동진 백지훈 김두현 등의 국내파가 다투는 형국이다. 이런 경쟁을 부추기는 아드보카트 감독의 머릿속에 어떤 복안이 숨어있는지도 궁금하다.

▶돌아온 월드컵 전사들 명예 회복하나?

부상과 일신상의 이유로 잠시 대표팀을 떠났던 차두리와 설기현, 그리고 1년여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이을용의 활약 여부에 큰 관심을 쏠리고 있다. 대표팀 부동의 왼쪽 측면 공격수였던 설기현은 최근 흔들리는 자신의 입지를 절감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급성장한 정경호와 신예 박주영이 측면 공격수로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축구철학이 분명한 아드보카트 감독은 지금까지의 명성과는 무관하게 철저히 자신의 눈으로 검증된 선수를 중용할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설기현은 아드보카트 감독과의 첫 호흡인 만큼, 어떤 인상을 심어주느냐에 따라 대표팀에서 자신의 입지가 결정될 것이다. 차두리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천수 최태욱 등 만만치 않은 상대들에 맨체스터에서 측면 공격수로 업그레이드된 박지성까지 가세했다. 드리블과 돌파력에 비해 크로스와 득점력 등 세밀함의 약점을 서둘러 보완해야 한다.

1년여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이을용은 더 난감하다. 김남일과 송종국 같은 지난 경쟁 상대들이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합류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전 경쟁은 여전히 어렵다. 김두현 김정우 백지훈 같은 신세대 스타들과 지난 이란전에서 아드보카트 감독에게 합격점을 받은 이호까지 가세한 만큼 이번 기회에 확실한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 더군다나 아드보카트의 눈과 귀가 잘 닿지 않는 터키에서 활약하는 만큼, 이번 두 차례의 A매치에서 자신의 입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공격 스리톱 누가 나올까?

이번 아드보카트호 2기에 승선한 24명의 태극전사 중 포워드로 이름을 올린 선수는 무려 8명이나 된다. 여기에 미드필더로 분류된 박지성까지 더하면 공격자원만 9명이다. 3-4-3 혹은 4-3-3을 사용할 것으로 보이는 대표팀의 전술상 3명의 공격진에 포함되어 선발 출장하기 위한 경쟁률은 3:1, 만만치 않다. 해외파와 국내파 간의 기량 차가 크지 않은 만큼 누가 '아드보카트식 축구'에 맞는 모습을 보이느냐가 주전 확보에 중요한 포인트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번 스웨덴전에서는 해외파 3인방이 선발 출장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이란전에서 박주영과 이동국 등 국내파를 시험했던 아드보카트 감독이 테스트 차원에서 해외파들의 경기력을 점검할 가능성이 높은 것. 첫 선을 보이는 설기현과 차두리에 안정환이 중앙 스트라이커로 포진할 전망이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경쟁이 치열해 선발 출장은 별 의미가 없는 만큼 실전에서 확실한 눈도장을 받아야 한다.

지난 이란전이 끝난 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동국에 대해 '그만한 기량을 갖고 있는 선수는 흔치 않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었다. 반면, 프랑스 리그 1에서 뛰고 있는 안정환은 이동국과 교체되어 후반 말미에 잠깐 그라운드를 밟는 수모(?)를 겪었었다. 이동국은 본프레레 전임 감독에 이어 아드보카트 감독의 신임을 계속 이어나가야 하고, 안정환은 톱 스트라이커로서의 자존심을 되찾아야 한다. 비단 안정환과 이동국뿐 아니라 치열한 대표팀 공격수 자리에서 누가 웃을지 축구팬들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손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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