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내 인생에 또 이런 일이 있을까 싶어요. 하지만 큰 의미부여를 하지 않으려고 해요."
영화 '범죄도시3'로 '천만흥행'의 맛을 본 최동구는 의외로 덤덤했다. 배우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이했음에도 "천만배우 타이틀에 너무 개의치 않으려고 한다"고 심경을 드러냈다.
최동구는 극 중 마석도(마동석 분)와 공조해 주성철(이준혁)을 체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천북부경찰서 마약반 황동구 형사를 연기했다.
최근 엑스포츠뉴스 사옥에서 만난 최동구는 진지하면서도, 빛나는 눈빛과 목소리로 작품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자신의 연기철학을 강조했다.
최동구는 "천만 흥행은 굉장히 큰 영광이고, 내 인생에 이런 일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기적같은 일"이라면서도 "배우로서는 천만 돌파 작품의 구성원이라는 것에 큰 의미부여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배우는 언제나 자신의 연기로 가치를 증명해내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작품에 참여했다고 해서 경거망동해선 안 되고, 새로 마주할 작품에 대해 철저히 책임지면서 묵묵히 활동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사실 최동구는 '범죄도시2' 오디션에도 임했지만 탈락의 쓴 잔을 맛 봤다. 또 '범죄도시3' 오디션에 합격했지만, 애초 황동구 역이 아닌 악역을 제안 받았다. 그는 "감독님께서 제 장점을 캐치해주려고 도움을 주셨다. 오디션을 2시간 반 동안 봤는데, 감독님께서 저를 좋게 보셨나 싶어서 기분이 좋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마동석으로부터 오디션 합격 소식을 직접 전해 들었다. 최동구는 "깜짝 놀랐다. 선배님께서 '동구야, 어떤 역할이 있는데 할 수 있겠냐'고 하셨다. 자신있게 '하겠다'고 했는데 '그래, 그 말이 듣고 싶었어'라고 하시더라"고 기억했다.
최동구는 이렇게 '범죄도시' 프랜차이즈에 합류하게 됐다. 특히나 그가 연기한 '황동구'는 성만 다르고 이름은 같은 남다른 인연(?)을 자랑한다.
이에 그는 "원래는 이름이 달랐는데 제가 형사 역할로 확정되면서 이름을 바꿔주셨다"면서 "극중 마석도가 '동구동구'라고 말하는 것도 대본에는 없던 내용"이라며 "선배님께서 '범죄도시' 시리즈를 많은 배우들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작품으로 만들고 싶다고 하셨는데, 그런 마음으로 배려해주신 게 아닐까 싶다"고 감사를 전했다.
이와 함께 "천만 관객을 돌파한 날 마동석 선배님께서 '천만배우 축하해 동구동구'라고 문자를 보내주셨다. 그 문자를 받으니 합류하게 됐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시간들이 스쳐지나갔다. '범죄도시3' 일원으로서 무한한 감사함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전까지 '어게인 마이 라이프', '법쩐', '수리남' 등 다수의 작품에서 선 굵은 악역을 연기해온 최동구에게 처음으로 선역을 맡겨준 '범죄도시3'는 그의 연기 커리어에 어떤 작품으로 남아있을까.
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배우 인생의 전환점 같은 작품"이라고 입을 연 뒤 "올해 매체 활동을 시작한지 딱 10년 됐는데,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지 않나. 10년이 딱 지나니까 하늘에서 제게 '이놈 10년 동안 했네. 기회 한 번 줄게' 하고 선물을 주신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걸 통해서 앞으로 10년 더 잘 버텨나가라 하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엑's 인터뷰②]에 계속)
사진= 해와달엔터테인먼트,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