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선수들이 경기를 쉽게 포기하지 않는 게 가장 크다."
LG 트윈스는 8일 현재까지 시즌 48승 28패 2무를 기록, 2위 SSG 랜더스에 2.5경기 차 앞선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승패마진 '+20'과 함께 전반기를 1위로 마감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중위권이 3위 두산 베어스부터 9위 한화 이글스까지 5경기 차에 불과한 대혼전에 빠져 있어 LG의 독주는 더욱 돋보인다.
LG의 가장 큰 강점은 투타 밸런스 안정이다. 팀 타율(0.285)과 팀 평균자책점(3.60) 모두 1위를 기록하면서 연패가 길어지는 경우가 드물다. 최근 10경기에서도 7승 3패로 상승세가 뚜렷하다.
이민호, 김윤식, 이상영 등 국내 선발 자원들이 구위 저하 속에 2군에서 재조정을 거치고 있고 베테랑 만능 내야수 김민성의 부상 이탈 등 100% 전력이 아님에도 접전 상황을 이겨내고 승리를 따내는 경기가 늘어나면서 팀 전체에 힘이 붙었다.
염경엽 LG 감독도 "아직 채워지지 못한 부분들을 후반기에는 채우는 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며 "계획대로만 된다면 불펜은 완전히 다 구성을 갖출 수 있다. 특히 선발투수진만 더 채워진다면 어느 팀도 우리를 쉽게 볼 수 없을 거라고 보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염경엽 감독이 전반기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역전승이 많다는 점이다. LG는 올해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24번의 역전승을 따냈다. 지고 있더라도 탄탄한 불펜이 추가 실점을 막아내면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해 줬고 타자들도 게임 후반 더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열세를 뒤집는 저력을 발휘했다.
LG는 실제 5회까지 지고 있던 경기를 뒤집은 것도 11차례로 리그에서 가장 많았다.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서도 38승(2패)으로 지키는 야구와 포기하지 않는 야구가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지난 6일 잠실 KT 위즈전은 LG의 현재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게임이었다. LG는 4-2로 앞선 6회초 선발투수 케이시 켈리가 흔들리고 긴급 투입된 루키 박명근의 제구 난조 속에 4-7로 경기가 뒤집혔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LG 벤치도 경기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함덕주, 정우영 등 필승조 투수들을 마운드에 올리면서 급한 불을 껐고 게임 막판 역전을 노렸다.
LG 선수들도 코칭스태프의 마음을 읽은 듯 6회말 2사 후 박해민의 2루타와 신민재의 내야 안타에 이어 홍창기와 문성주의 1타점 적시타로 6-7로 따라붙은 뒤 7회말 캡틴 오지환의 동점 솔로 홈런이 폭발하며 승부를 7-7 원점으로 돌려놨다.
8회말 공격에서는 LG의 현란한 작전 야구가 빛을 발했다. 선두타자 박해민이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쳤고 곧바로 신민재가 침착히 희생 번트를 성공시켜 1사 3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최근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하는 홍창기의 1타점 2루타로 역전에 성공한 뒤 마무리 고우석이 KT의 마지막 저항을 삼자범퇴로 잠재우고 승리를 챙겼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6일 경기는 박해민이 8회말 선두타자로 나와서 안타를 치고 도루를 해주고 신민재는 위장 스퀴즈로 박해민을 도와줬다. 원 스트라이크를 당한 뒤에도 희생 번트를 성공시켰다"며 "이렇게 각자가 자기 역할을 완벽히 해준 뒤 1사 3루 찬스에서 홍창기면 삼진은 당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배트에 컨택만 되면 득점 확률이 높아지는데 선수들이 너무 잘해줬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역전승을 많이 하면서 선수들이 경기를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는 게 정말 크다. 우리 팀 분위기가 최근 크게 상승한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며 "LG가 한 점 차 승부에서 도망가거나 따라붙는 전략적인 부분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염경엽 감독이 또 하나 흡족한 부분은 선수들이 '재밌는 야구'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쫓아가서 뒤집는 야구, 지키는 야구, 작전 야구까지 다양한 퍼포먼스로 성적과 경기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는 입장이다.
염경엽 감독은 "LG 야구는 치는 것도 뛰는 것도 있고 작전 야구도 있고 투수전도 볼 수 있다. 팬들께서 다양한 플레이를 보시면서 즐겁고 재미를 느끼시는 게 중요하다"며 "우리가 야구를 재밌게 해야 많은 팬을 모을 수 있다. 질 때 쉽게 지는 야구는 재미를 드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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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