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삼성 라이온즈 국내 에이스 원태인이 호투에도 불구하고 시즌 4승이 불발됐다. 올 시즌 개인 최다 이닝 소화에도 불펜 난조 속에 고개를 숙였다.
삼성은 2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시즌 7차전에서 3-5로 졌다. 지난 25일 SSG 랜더스전 5-2 승리로 5연패에서 벗어나자마자 또다시 패배의 쓴맛을 봤다.
삼성은 이날 패배로 9위 한화 이글스와 3경기 차로 벌어지면서 최하위 탈출 싸움이 더욱 힘들어졌다. 반면 롯데는 2연패를 끊고 단독 4위를 유지하면서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하지만 선발투수로 출격했던 원태인의 역투만큼은 빛났다. 원태인은 8이닝 6피안타 1피홈런 4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제 몫을 톡톡히 해줬다.
출발은 다소 불안했다. 1회말 1사 후 윤동희를 중전 안타로 1루에 내보낸 뒤 2사 후 잭 렉스에 선제 2점 홈런을 허용했다. 몸 쪽 높게 구사된 145km짜리 슬라이더가 통타 당하면서 롯데에 선취점을 내줬다.
원태인은 그러나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2, 3, 4회말 롯데 공격을 연이어 삼자범퇴 처리한 뒤 6회말 1사 1·3루에서 전준우를 병살타로 처리하고 추가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마지막 고비였던 8회말 1사 1루에서는 황성빈을 좌익수 뜬공, 고승민을 삼진으로 처리한 뒤 포효하면서 3루 쪽 삼성 원정팬들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최고구속 150km를 찍은 묵직한 직구와 주무기인 체인지업에 슬라이더, 컷 패스트볼,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섞어 던지면서 효율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8회까지 98구를 던지면서 투구수 관리도 완벽히 이뤄졌다.
삼성 타선도 힘을 냈다. 6회말 오재일의 1타점 적시타로 한 점을 만회한 뒤 7회말 이재현의 역전 2점 홈런이 터지면서 3-2로 역전하며 원태인에 승리투수 요건을 안겨줬다. 3경기 연속 불발됐던 원태인의 시즌 4승이 이날만큼은 이뤄질 것으로 보였다.
문제는 9회말이었다. 게임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 좌완 이승현이 롯데의 마지막 저항을 이겨내지 못했다. 1사 후 렉스, 전준우에 연속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했고 안치홍의 타석 때 폭투가 나오면서 1사 1·3루로 상황이 악화됐다.
이승현은 안치홍에 내야 땅볼을 유도했지만 병살타로 연결되지 않았다. 3루 주자의 득점으로 3-3 동점이 됐고 원태인의 시즌 4승은 사라졌다. 곧바로 유강남이 끝내기 2점 홈런을 쳐내면서 삼성과 원태인 모두 고개를 숙인 채 경기장을 빠져나갈 수밖에 없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