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화력 싸움에서 밀리니 더 그리울 수밖에 없었다. 두산 베어스가 외국인 타자의 공백을 절감하며 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두산은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시즌 5차전에서 연장 10회 혈투 끝에 1-6으로 졌다. 지난 18일 LG 트윈스전 3-15 대패에 이어 주중 3연전 첫 경기까지 무릎을 꿇으며 시즌 30승 31패 1무로 5할 승률이 붕괴됐다.
두산은 이날 선발투수로 출격한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가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고 셋업맨 정철원이 2이닝 무실점, 마무리 홍건희가 9회초 SSG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하지만 타선 침묵이 뼈아팠다. 잔루만 13개를 남기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연장 10회초 SSG 최정에 만루 홈런, 박성한에 솔로 홈런을 허용하면서 무너졌다.
찬스가 없었던 것고 아니었다. 1회말 무사 1루, 2회말 1사 만루, 3회말 1사 1루, 4회말 2사 1·3루, 7회말 2사 만루, 9회말 1사 1·2루까지 숱한 기회가 있었지만 득점은 6회말 2사 1·2루서 터진 김대한의 적시타뿐이었다.
양의지가 8회초 허리 통증으로 교체된 것도 게임 후반 승부처에서 아쉬웠지만 현재 타격 슬럼프로 2군에 머무르고 있는 외국인 타자 호세 로하스의 빈자리가 더 선명하게 느껴졌다.
로하스는 개막 후 49경기에서 타율 0.205(156타수 32안타) 10홈런 26타점 OPS 0.728의 성적을 기록한 뒤 지난 11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방망이에 걸리면 담장을 넘기는 장타력은 입증했지만 선구안에서 약점을 노출했다. 출루율이 0.286에 불과하다.
2군으로 내려간 뒤에도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퓨처스리그 성적은 7경기 30타수 6안타 타율 0.200에 그치고 있다. 장타는 한 개도 없었고 출루율도 0.294로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가장 답답한 건 코칭스태프다. 투수진에서 부상자 속출로 선발 로테이션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가운데 로하스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타선의 무게감까지 줄어들었다. 21일부터 1군 엔트리 등록이 가능한 상황이지만 현재로서는 콜업을 고려할 수준이 아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일단 20일 SSG전에 앞서 "로하스는 항상 2군에서 보고도 받고 체크를 하고 있지만 1군 등록은 신중히 생각해야 할 것 같다"며 "지금 부르더라도 만약 결과가 좋지 않으면 팀에 플러스되는 요인이 하나도 없고 너무 큰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로하스는 조금 더 고민을 해봐야 한다. 타격감이 완벽하다면 열흘 만에 본인의 감을 찾았다면 당연히 콜업하겠지만 (2군) 성적으로 봤을 때는 조금 긴가민가하다. 오늘 게임을 마치고 2군 스태프와 통화를 해서 판단해야 될 것 같다"고 계획을 전했다.
다만 콜업 기준은 퓨처스리그 성적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현재 로하스의 타격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진 상태이기 때문에 자신의 스윙을 되찾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승엽 감독은 "2군에서 잘 치고 못 치고는 둘째 문제다. 로하스가 타석에서 투수와 싸울 때 자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느냐가 우선이다"라며 "공을 자기가 원하는 타이밍에 스윙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외국인 타자를 시즌 중 퓨처스리그로 보내는 건 부담도 크고 손실이지만 그만큼 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내린 거다. 빨리 1군에 합류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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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