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키움 히어로즈와 에릭 요키시의 인연은 'Good Bye'일까 아니면 'So Long'일까.
키움은 지난 16일 오전 외국인 투수 요키에 대한 웨이버 공시를 요청하고 대체 외국인 선수 이안 맥키니를 영입했다.
요키시는 지난 6일 고척 LG 트윈스전에 선발등판했지만 허벅지 통증 여파로 4⅔이닝 10피안타 2볼넷 3탈삼진 6실점으로 크게 부진했다. 병원 검진 결과 왼쪽 내전근 부분 파열 진단을 받았고 복귀까지 약 6주가 소요된다는 소견이 나왔다.
키움은 현재 4위 두산 베어스에 5경기 뒤진 7위에 머무르고 잇지만 전반기를 채 마치지 않은 상황에서 시즌을 포기할 수 없었다. 고민 끝에 요키시를 방출하고 새 외국인 투수를 데려오는 결단을 내렸다.
요키시는 2019 시즌 키움 유니폼을 입자마자 30경기 13승 9패 평균자책점 3.13의 호성적을 거두며 팀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20 시즌 12승, 2021 시즌에도 16승을 수확하면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지난해 승운이 따르지 않으면서 10승에 그쳤지만 30경기에서 185⅓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57로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의 면모를 보여줬다. 2022 시즌 키움의 기적 같은 한국시리즈 진출은 요키시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이런 요키시를 향한 키움팬들의 사랑은 각별했다. 요키시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키움에서 뛰었던 앤디 밴 해켄을 잇는 히어로즈의 외인 에이스로 인정을 받았다.
요키시가 지난해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포스트시즌 6경기(3선발) 21⅓이닝을 던지는 투혼을 발휘하는 모습은 팬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에서 과거의 아름다운 추억만으로 현재를 버텨낼 수는 없었다. 더 오랜 기간 지속될 것처럼 보였던 키움과 요키시의 동행은 5년 만에 멈춰 서게 됐다.
키움은 일단 요키시의 신변이 정리될 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은 물론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시간도 별도로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
KT 위즈의 2021 시즌 통합우승을 견인했던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이듬해 팔꿈치 수술로 웨이버 공시된 뒤 수원 홈팬들과 작별 행사를 진행한 것처럼 키움도 요키시에 대한 예우에 각별히 신경 쓸 것으로 알려졌다.
만 34세의 적지 않은 나이와 올 시즌 12경기 5승 3패 평균자책점 4.39로 주춤한 성적이 걸림돌이 될 수도 있지만 건강한 요키시는 언제든지 KBO리그에서 제 몫을 해줄 수 있는 선발투수다.
요키시 역시 최근 부상을 회복해 KT로 복귀한 쿠에바스처럼 다시 KBO 마운드를 밟는 미래도 가능성은 열려 있다. 요키시가 키움 유니폼을 벗는 게 영원한 작별일지 잠시만 안녕일지는 아직은 알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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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