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클린스만호 공격수 오현규가 불운에 땅을 쳤다.
A매치 데뷔골 기회를 두 번이나 얻었으나 골결정력 부족으로 아쉬움만 삼킨 채 벤치로 들어갔다.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뛰고 있는 오현규는 16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A매치 친선경기 페루전에서 4-4-2 포메이션 투톱 중 한 명으로 나서 후반 18분 홍현석과 교체아웃될 때까지 63분을 소화했다.
이날 경기는 오현규에게 더욱 특별했다. 지난해 11월 아이슬란드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포함해 이날 경기 전까지 3경기를 모두 교체 멤버로 치렀으나 처음으로 선발 출격했기 때문이다. 독일 레전드 공격수 출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셀틱에서 소속팀 '도메스틱 트레블(국내 3관왕)'에 공헌한 오현규를 조규성, 황의조 등 두 쟁쟁한 공격수들 제치고 과감히 선발로 투입했다.
오현규는 클린스만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듯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전방 투톱 콤비 황희찬은 물론 이날 오른쪽 날개로 나선 이강인과도 유기적인 움직임을 구축하며 골 사냥에 나섰다.
하지만 결정적인 기회 두 번을 살리지 못하면서 자신의 A매치 데뷔골 기회도 다음으로 미룰 수밖에 없게 됐다.
첫 찬스는 전반 27분에 찾아왔다. 이강인이 2선에서 페루 수비라인을 절묘하게 깨트리는 전진 패스를 찔러준 것이다. 이를 오현규가 동일선상에서 잡아 드리블하고 슛까지 연결했으나 너무 약한 데다가 골문과 먼쪽으로 흘러가고 말았다. 골문 조준부터 실패했다.
후반 17분 두 번째 찬스로 아까웠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전방압박한 황희찬이 볼을 따내 드리블한 뒤 페널티지역 정면으로 횡패스를 내줬고 이 때 오현규가 달려든 것이다.
상대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여서 골을 놓치기가 쉽지 않을 듯 보였으나 오현규의 오른발 슛은 상대 골키퍼 발을 맞고 그대로 잡혀 역시 A매치 첫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날 경기는 한국이 0-1로 패했는데 오현규가 첫 골 물꼬를 텄다면 생각보다 낙승할 수도 있을 만큼 한국이 실점 뒤 경기를 풀어갔으나 고비 때 마다 시도한 오현규의 슛이 골과 거리가 멀었다.
오현규는 두번째 찬스를 놓친 뒤 바로 교체아웃 됐다.
오현규는 경기 전만 해도 한국 스트라이커 경쟁 구도를 흔들 후보로 꼽혔으나 일단 첫 선발 테스트에선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오는 20일 엘살바도르전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스트라이커 선택이 주목받게 됐다.
사진=부산, 김한준 기자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