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 오랜 시간 무명 생활을 버텨오다 인생 캐릭터를 만나 대박을 터뜨리며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스타들이 있다.
실력이 뛰어나더라도 다수의 대중에게 사랑받는 '인생 캐릭터'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긴 무명생활을 꿋꿋하게 이겨내고 현재는 대중에게 인정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스타들을 모아봤다.
이제는 '도깨비', '스카이캐슬', '닥터 차정숙' 등의 인생작들을 만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배우 김병철. 14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 출연해 무명 시절을 회상했다.
수년 동안 연극, 단역 생활을 이어오며 10년간의 무명생활을 버틴 김병철은 "드문드문 작업을 계속했었다. 작업이 없을 때는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단편영화 작업도 하고, 연극 작업도 했다. 그때그때 해야 할 일들은 찾아서 열심히 하다 보니까 시간이 이렇게 가더라"라고 말했다.
생계에 대해서는 초등학교 방과 후 연극 교사 등 주로 아르바이트로 용돈벌이를 했다고 밝혔다. 무명 기간 동안 연기를 포기할 생각도 했다고. 그는 "연극 교사를 한 것도 배우를 그만둘 수 있는 생각으로 했다. 근데 다른 일을 알아보려고 했을 때 자꾸 실수하게 되고 일이 잘 안 풀렸다"고 토로했다.
배우 진선규는 영화 '범죄도시'를 통해 무명 배우를 벗어나 '공조2', '압꾸정', '카운트', '킹덤' 등 각종 작품에 출연하고 있다. 특히 제38회 청룡영화상에서 그의 수상소감은 뭉클함을 안기며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런 그는 지난 2004년부터 극단생활을 시작해 이미 대학로에서는 베테랑 배우로 불렸다.
2017년 '범죄도시'를 만나기까지 무명시절은 무려 13년이었다. 진선규는 과거를 회상하며 "후배들에게 무언가를 사줄 수 있을 때. 그런 큰 변화들. 예전에는 못 했던 것들을 지금도 그렇게 유지할 수 있다는 것 자체도 너무 좋다"라고 말했다.
화제가 된 수상소감에 대해서는 "후배들 말 들어보면 대학로가 살짝 들썩였다. 극단 식구들뿐 아니라 대학로에 있었던 많은 배우들, 동료분들이 '남우조연상 진선규'라고 나왔을 때 그 대학로 소리가 '와' 하는 소리가 들렸다더라. 그 순간 그 친구들도 너무 좋아했고 그 파장이 행복했었다고"라며 회상했다.
진선규는 "시선이 주목되고 나의 위치가 달라져 있는 모습이 솔직히 무서웠다"라며 말했고, 유재석은 "그때 정신 차려야 한다. 나를 가만두지 않으니까"라며 공감했다.
진선규를 공감한 유재석 또한 무명 개그맨이었다. 무명시절 고민들을 담은 '말하는대로' 노래 또한 유명하다. 유재석은 지난 1991년 제 1회 KBS 대학 개그제로 데뷔했다. 만 18세의 어린 나이에 KBS 공채 7기로 합격하며 최연소 개그맨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그는 이후 9년 넘게 무명 시절을 겪었다. 작은 단역도 버거워했고, 코너 시작부터 끝까지 박수만 치고 돌아간 적도 많았다고.
이후 강호동과 함께한 예능프로그램 '공포의 쿵쿵따'에서 남다른 예능감을 뽐낸 것을 시작으로 장수 예능 '해피투게더' MC로 활약하며 사랑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국민MC의 자리에 오르게 됐다.
라미란은 22년의 무명생활을 견뎠다. 그는 "연기라는 걸 시작하고 나서부터 계속 무명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 '진짜 사나이' 등의 예능을 언급하며 그때부터 대중적 사랑을 받았다고 밝혔다. 라미란은 "그 다음에 '응답하라 1988'이 있었다. 그때부터 저라는 사람에 대해 인식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무명 기간 동안 라미란은 연극 배우로 일하며 극심한 생활고를 겪었다. 이에 음향이나 조명 스태프, 판촉 아르바이트, 마트에서 간장 식품 코너 아르바이트 등을 이어갔다. 연극 배우였던 그의 연봉은 "일 년에 많으면 몇 백, 적으면 몇 십 만원 정도"로 박봉이었다고 전했다. 이후 라미란은 자신의 수익에 대해 "연극을 할 때 보다 100배 이상 뛰었다"고 밝혔다.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에서 서준맘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박세미. 그는 지난 3월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무명시절 가장 많이 울었던 일화를 전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그는 “같이 개그맨 지망생 시절을 보냈던 친구들이 개그 프로그램에 나올 때 오열했다”면서 "같이 공채 준비하던 친구들이 다 붙고 나만 붙지 못했다. 그 친구들이 단체로 '개그 콘서트'에 나오는 걸 보면서 제 인생에서 가장 많이 울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박세미는 카페, 애견카페, 고깃집, 돌잔치 MC 등 셀 수 없이 많은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박세미는 현재 '세치혀', '돈쭐', '당나귀 귀',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에 출연하며 대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밖에도 김남희, 이성민, 김주령 등 긴 무명 끝 빛을 보게 된 이들이 많다. '중꺾마'의 기적을 이룬 스타들을 향해 대중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MBC, tvN, KBS 2TV, 유튜브 채널 '비보티비'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