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만점 활약을 펼쳐주고 있던 백업 포수를 잠시 2군으로 내려보낼 정도로 뎁스에 여유가 생겼다. 롯데 자이언츠의 약점이던 포수 포지션은 이제 뚜렷한 강점이 됐다.
롯데는 지난 15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에 앞서 투수 김강현, 내야수 노진혁, 포수 정보근 등 3명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대신 투수 신정락, 내야수 한동희, 포수 손성빈이 빈자리를 채웠다.
주전 유격수 노진혁의 경우 타격 훈련 중 옆구리 통증을 호소해 엔트리에서 빠지는 게 불가피했지만 정보근의 경우 의외의 2군행이었다. 정보근은 올 시즌 주전포수 유강남의 뒤를 든든히 받치면서 공수에서 소금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었다.
먼저 약점으로 지적받던 타격이 크게 발전했다. 많은 타석에 들어선 건 아니지만 25타수 7안타, 타율 0.280으로 제한된 기회 속에서도 쏠쏠한 방망이 솜씨를 뽐냈다. 볼넷도 4개나 골라낼 정도로 선구안도 개선됐다.
자신의 장점이던 안정감 넘치는 수비도 여전했다. 도루 저지율 42.9%로 강견을 과시한 것은 물론 특유의 탄탄한 블로킹, 편안한 리드로 투수들을 이끌었다. 최근 경기력만 놓고 본다면 엔트리에서 말소될 이유가 전혀 없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도 "정보근이 올 시즌 굉장히 잘해주고 있다. 백업포수로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선발출전해 경기력을 유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정보근은 수비는 물론 타격에서도 향상된 모습을 보여줬고 장점이 뚜렷한 선수"라고 기량을 인정했다.
하지만 1차지명 포수 유망주 손성빈이 지난 12일 상무에서 전역하면서 롯데 코칭스태프의 고민이 커졌다. 손성빈은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29경기 타율 0.330(88타수 29안타) 1홈런 24타점 OPS 0.882로 맹타를 휘둘렀다.
손성빈이 입대 전보다 한층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서튼 감독으로서는 선수의 기량을 1군 무대에서 체크해 볼 필요성을 느꼈다. 포수 엔트리가 두 명뿐인 상황에서 정보근을 2군으로 내려보낼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롯데 퓨처스팀에는 지시완, 강태율, 이정훈, 서동욱까지 호시탐탐 1군 콜업을 노리는 포수 자원들이 많다. 1군 경험이 적지 않은 지시완에 정보근까지 당분간 퓨처스팀에서 뛰게 되면서 롯데 포수진 선의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서튼 감독은 "정보근은 장점이 뚜렷한 선수고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큰 포수. 2군에서 자신의 장점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를 바란다"며 "감독으로서 이런 좋은 백업 포수와 함께한다는 건 KBO리그에서는 굉장히 큰 이점이라고 생각한다"고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또 "포지션과 관계없이 경쟁은 항상 팀에 도움이 된다. 선수들도 발전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며 "손성빈이 상무에서 타격과 수비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수도권 원정 9연전에 앞서 콜업 시기가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손성빈에게도 적절한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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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