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한화 이글스는 지난 14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연패 탈출은 물론 한승주의 데뷔 첫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얻었다.
한화는 이날 타선이 게임 초반부터 롯데 선발투수 댄 스트레일리를 두들기며 5-0의 리드를 잡았다. 선발투수 김민우도 1회말 롯데 타선을 상대로 탈삼진 3개를 뺏어내면서 쉽게 경기를 풀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김민우가 1회말을 마친 뒤 오른쪽 어깨에 불편함을 호소하면서 한화 벤치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고심 끝에 한승주를 투입하는 결단을 내렸다.
한승주는 기대 이상의 피칭으로 사령탑이 부여한 기대에 보답했다. 3⅓이닝 1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롯데 타선을 잠재웠다. 전날 7점을 뽑아냈던 롯데 방망이는 한승주의 구위에 눌려 별다른 공격을 하지 못했다.
한화는 한승주가 5회말 1사까지 마운드를 지켜주면서 불펜 운용에 숨통이 트였다. 한승주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 6회말 롯데에 4실점 하면서 고비를 맞기도 했지만 승리를 거두고 전날 5-7 패배를 설욕했다.
한승주는 지난 2020년 2차 2라운드 전체 18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뒤 입단 4년차에 꿈에 그리던 프로 첫승을 손에 넣고 평생 잊지 못할 밤을 보내게 됐다.
한승주는 경기 후 "1회말이 끝나고 김민우 선배가 아프다고 해서 불펜으러 가서 바로 준비했다"며 "타자들이 점수를 내줘서 시간은 좀 있었다. 그래도 갑작스럽게 올라가게 됐는데 항상 경기를 나간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긴장 되는 건 없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나가서 항상 열심히 던지려 하고 오늘 경기도 열심히 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연투라 딱히 힘든건 없고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는 게 프로라고 생각한다. 어느 상황에서도 열심히 던지려고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최원호 한화 감독도 한승주의 성장이 반갑다. "한승주가 길게 던져준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고 강조하면서 부상으로 이탈한 김민우를 대신해 당분간 선발투수로 기용할 뜻을 밝혔다.
최 감독이 인정하는 한승주의 장점은 '배짱'이다. 2군 사령탑 시절부터 한승주를 지켜본 결과 타자와 적극적으로 승부하는 기질이 최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최 감독은 "한승주는 템포도 빠르고 공격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어 2군 감독 시절에도 상당히 좋아했다"며 "처음에는 극과 극이었다. 아주 잘 던지던지 박살이 나던지 둘 중 하나였다"고 강조했다.
또 "강재민도 신인 시절 연습경기에서 피안타를 10개 넘게 맞고 실점도 많이 했던 적이 있는데 한승주 역시 무모할 정도로 공격적인 투수여서 상당히 매력적이었다"며 "무모할 정도로 도망가지 않는 스타일이고 템포도 빠르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 감독은 이런 과감한 피칭도 재능이라는 입장이다 "볼만 던지만 답이 없다. 맞더라도 타자와 붙어야 하는데 이걸 못하면 발전이 없다"며 "스트라이크를 던지고 공격적인 성향으로 승부하는 것도 재능이고 감각이다"라고 덧붙였다.
사진=부산,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