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배우 우현진이 데뷔작 '구미호뎐1938'의 촬영장을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tvN '구미호뎐1938'은 1938년 혼돈의 시대에 불시착한 구미호가 현대로 돌아가기 위해 펼치는 K-판타지 액션 활극. 지난 11일 마지막 회 8.0%를 기록하며 시리즈 자체 최고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우현진은 낮에는 양품점 직원, 밤에는 클럽 파라다이스의 이름 없는 가수로 투잡을 뛰는 생활력 만렙 인어 아가씨 장여희 역에 분했다. 자신과 같은 반인반요 이랑(김범 분)과 사랑에 빠지는 맑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다.
13일 엑스포츠뉴스와 종영 인터뷰를 진행한 우현진은 "아직 마지막 회가 끝났다는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아쉽기도 하지만 방송을 보면서 촬영했던 순간들이 새록새록 떠올라 행복한 마음이 컸다. 무엇보다 제 첫 현장이라 뜻깊었고 처음부터 이렇게 좋은 분들과 함께해도 되나 감사함이 컸다. 힘들고 지칠 때 두고두고 꺼내볼 수 있는 좋은 작품을 만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구미호뎐' 시즌1의 팬이었다는 우현진은 '구미호뎐1938'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었다고 했다. 그는 "구미호가 등장하는 판타지 장르도 신선하지만 캐릭터가 매력적이지 않나. 특유의 유쾌함도 빼놓을 수 없이 재밌다고 느꼈다"며 "이 드라마에 내가 나오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일이었다"고 밝혔다.
극중 이랑에 향해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여주는 장여희 캐릭터에는 "싫다고 밀어내는데도 불구하고 열 번 스무 번 다가가는 저 힘은 뭘까 궁금했다"고 말했다.
우현진은 "작가님께 여쭤봤는데 제게 시 한 구절을 말씀해 주셨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누군가를 사랑할 때 여러 이유가 있다기 보다 찰나의 한순간에 마음이 가면 온전히 믿게 되는 건 아닐까라는 내용이었다. 그 말을 듣는데 여희가 랑이를 향한 그 마음이 한순간에 이해가 됐다"고 털어놨다.
어떤 시청자들은 이랑의 외모가 너무 잘생겼기 때문이라며 '김범의 얼굴'이 여희가 사랑에 빠진 이유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우현진은 "저도 그 반응을 보고 너무 재밌었다. 물론 랑이의 잘생긴 면모도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그런데 저는 3화에서 랑이가 '반인반요 구경거리가 되든 가수가 되든 네 맘대로 해'라고 말하는 대사에 쿵했다. 그리고 겉으로는 삐딱하지만 속은 진국이라는 걸 여희는 알아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뭐든 나를 알아봐 주는 사람이 최고이지 않나. 이랑이에겐 그게 여희인 것 같다"고 답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신도 꼽았다. 우현진은 "보통의 데이트신이 가장 순수하고 예뻤던 것 같다. 또 마지막 회에 랑이가 자기의 알을 깨고 구미호의 면모를 드러내는 신이 있지 않나. 그 장면이 애절하고 멋있어 보였다. 이랑이 한계를 넘어설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캐릭터를 맡아서 좋았다"고 밝혔다.
김범과의 유쾌했던 호흡도 떠올렸다. 우현진은 "워낙 대선배님이라 처음에는 긴장을 했다. 그런데 저희 현장이 워낙 즐거웠다. 특히 선배님이 준비하고 온 신이 있으면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해도 된다고 기다려 주셨다. 배려해 주시는 모습에 안심하면서 긴장을 서서히 내려놓을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또 우현진은 "다른 선배님들 모두 저희의 러브라인을 예쁘게 봐주셨다. 이연님(이동욱)과 신주선배님(황희)도 긴장을 풀어주신다고 장난을 많이 치곤 하셨다"며 "저는 이번 시즌에 함께했지만 촬영하면서 느꼈던 게 이 팀은 처음부터 분위기가 좋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데뷔작에 이렇게 좋은 작품을 만나다니 행복한 현장이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 = 킹콩 by 스타쉽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