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윤영철은 항상 5이닝 3실점만 생각하고 있다."
김종국 KIA 타이거즈 감독은 올 시즌 시작과 함께 좌완 루키 윤영철에 과감히 선발의 한 자리를 맡기는 결단을 내렸다. 1차지명 특급 유망주이기는 하지만 고졸 신인을 데뷔 첫해 개막전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시키는 건 분명 흔치 않은 일이었다.
윤영철은 사령탑이 자신에 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직구 최고구속은 140km 초반대에 형성되고 있지만 안정적인 제구력과 공격적인 피칭을 바탕으로 등판 때마다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개막 후 10경기에 나와 3승 3패 평균자책점 3.08로 신인치고 준수한 성적이 아니라 어느 팀에 가더라도 충분히 선발투수로 활약할 수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중이다.
1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패전투수가 되기는 했지만 6이닝 7피안타 1볼넷 5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지난 6일 SSG 랜더스전(7이닝 2실점 패)에 이어 올 시즌 첫 주 2회 등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있었다.
직구 구속은 최고 141km, 평균 138km로 타자를 구위로 압도할 수 있는 스피드는 아니었지만 특유의 칼날 제구가 빛을 발했다. 주무기인 슬라이더는 물론 타이밍을 뺏는 체인지업까지 효과적으로 구사했다.
적장 이승엽 두산 감독이 "윤영철은 열아홉 살 선수가 아니라 베테랑 투수처럼 공을 던진다"고 치켜세웠던 이유를 스스로 증명했다.
김종국 감독이 11일 게임 전 "윤영철에게는 항상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 5이닝 3실점만 해주면 자기 몫을 다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던 가운데 사령탑이 원하는 이상의 피칭을 해준 셈이다.
김종국 감독이 윤영철에 5이닝 3실점을 강조하는 이유는 기대치가 낮다기보다는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배려다. 현재까지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는 만큼 오버 페이스를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도 담겨 있다.
김종국 감독은 "윤영철은 지금 내 기대보다는 더 잘하고 있지만 선발등판 때마다 5이닝 3실점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며 "이번주에 처음으로 주 2회 선발등판 이었는데 다음주 스케줄은 영철이의 몸 상태를 체크해 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또 "혹시라도 윤영철이 다음주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몸이 무겁다면 코칭스태프와 상의를 해서 조정을 하려고 한다"며 세심하게 관리할 계획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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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