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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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응, 잘 던지고도 패전투수 멍에

기사입력 2005.09.10 21:43 / 기사수정 2005.09.10 21:43

김두용 기자
 

‘나이스 가이’ 서재응이 잘 던지고도 홈런 한방으로 아깝게 시즌 2패째를 당했다.


서재응은 10일 오전 9시 10분(이하 한국시간)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8이닝 8안타 1볼넷 삼진 5개 3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팀 타선의 침묵으로 패전투수가 되었다. 이로서 서재응의 방어율은 종전 1.79에서 1.98로 조금 높아졌다. 


최고의 페이스를 구가하며 메츠의 사실상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었던 서재응은 4연패 중인 팀의 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중요한 임무를 맡고 마운드로 올라왔다. 상대팀은 이날 경기 전까지 89승 52패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단독 1위로 양대 리그 통틀어서 최고의 승률을 자랑하는 ‘홍관조’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였다.


서재응은 통산 세인트루이스를 상대로 2패만을 기록해 이 팀과의 대결에서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래서 서재응의 이날 등판은 이때까지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복수를 할 수 있는 좋은 찬스였다. 서재응은 우리가 예상 했던 대로 이날도 절묘한 컨트롤과 노련한 완급조절을 앞세워 호투했다.


그러나 서재응의 호투는 단 하나의 실투로 도루묵이 되었다. 2-2 동점인 8회말 세인트루이스 공격에서 강타자 푸홀스와 에드먼즈를 각각 삼진 좌익수 플라이로 잘 처리한 2사후에 래리워커의 산을 넘지 못했다.


래리워커는 강타자이긴 하지만 최근 노쇠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 세인트루이스의 클린업 트리오 중 가장 쉬운 상대였지만 2-2 볼에서 던진 볼이 가운데로 높게 형성되어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 단 한 개의 실투로 서재응은 패전투수가 되었고 뉴욕메츠는 2-3으로 패하여 5연패를 기록하여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더욱 멀어졌다.

 

팽팽하게 전개되었던 투수전


이날 경기는 비록 안타 수는 양 팀 8개씩으로 총 16개가 나왔지만 팽팽한 투수전 양상으로 흘러가는 경기였다. 뉴욕메츠의 서재응과 세인트루이스의 마퀴스는 비슷한 볼의 구위와 투구수를 기록하며 상대팀 타선을 쉽게 요리해 나갔다.


서재응은 1회 빗맞은 땅볼들이 코스가 좋아 안타로 연결되어 무사 2, 3루의 절대 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1번 엑스타인에게 유격수 내야안타를 2번 다구치에게 3루수 베이스라인을 타고 흘리는 2루타를 맞았다. 그러나 이 위기에서 서재응의 위기관리 능력은 눈부셨다.


메이저리그 최강의 타자 푸홀스를 2루수 땅볼로 잡아 1실점 하였지만 1사 3루에서 4번 에드먼즈를 삼진, 래리워커를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최악의 상황에서 최선의 피칭으로 1실점하여 실점을 최소화했다. 이후 서재응은 3회 안타와 볼넷으로 1사 1, 2루의 위기상황에서도 1회말과 똑같이 에드먼즈와 래리워커를 범타로 처리해 위기를 넘겼고 이후 11명의 타자를 연속범타 시키며 안정을 찾아갔다.


반면 세인트루이스의 마퀴스도 이전의 2번의 경기에서 1실점 완투승을 거둔 상승세를 이어 안정된 제구력과 날카로운 변화구를 앞세워 최근 침묵하고 있는 뉴욕메츠 타선을 5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그러나 6회초에 1사후 벨트란, 플로이드에게 연속안타를 맞아 주자 1, 2루 상황에서 라이트의 빗맞은 타구가 중전안타로 연결되면서 1-1 동점을 허용했다.


그리고 다음타자 제이콥스를 3루 땅볼로 잘 유도해 병살타를 시킬 수 있었지만 2루수의 악송구로 공이 뒤로 빠져 2루주자 플로이드 홈인하여 2-1 역전을 허용했다. 이후 마퀴스는 7회초에도 1사 3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더 이상의 실점 없이 잘 막아 자책점 1점을 기록하며 9회 마무리투수 이스링하우젠과 교체되었다.


마퀴스와는 다르게 서재응은 2-1 앞선 상황인 7회말 1사 3루의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동점을 허용했다. 선두타자 누네스의 내야안타 때 3루수의 악송구가 이어져 무사 2루에서 희생번트로 1사 3루의 위기를 맞았다. 8번 루나와 무리하게 승부하다가 아쉽게 투수 글러브를 스치며 투수키를 넘기는 중전안타를 맞아 2-2 동점을 허용했다. 다음 타자가 투수임을 감안하면 루를 채워 넣고 가거나 어려운 승부를 할 수 있었는데 아쉬운 선택이었다.


8회말에 다시 올라온 서재응은 2사 후 래리워커에게 결승홈런을 맞아 3실점 째를 하게 되었다. 양 팀 투수 모두 8이닝을 소화 8안타씩을 맞았고 퀄리티 스타트를 펼쳤지만 마퀴스는 승리투수 서재응은 패전투수가 되어 똑같이 잘 던지고도 명암이 극명하게 갈리게 되었다.       


빗맞은 안타와 안타까운 수비 등 전반적으로 억세게 운 없는 하루


이날 서재응은 호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 패전투수라는 멍에를 쓰고 말았다. 서재응이 허용한 8안타 중 8회말 래리워커의 홈런 타구를 제외하고는 잘 맞은 타구가 거의 없을 정도로 서재응의 투구는 뛰어났다.


땅볼 타구가 코스가 좋아 안타로 연결되어 1회 1실점을 하는 계기가 되었고 7회에도 3루수 땅볼 타구가 운 없이 느리고 까다롭게 3루수 베이스를 타고 흘러 메츠의 3루수 라이트가 안타깝게 처리하지 못하였고 악송구로 실책까지 더해져 동점을 허용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처럼 서재응은 땅볼로 잘 유도하였지만 빗맞은 타구들이 코스가 좋아 안타로 연결되어 기분 나쁘게 2점을 내주게 되었다.


그리고 이날 결승홈런을 허용한 실투는 이날 좌타자들에게 8회말 2아웃까지 효과적으로 먹혀들었던 바깥쪽으로 흘러가는 체인지업이 밋밋하게 형성되는 불운으로 결승 홈런을 맞아 결승점을 헌납하게 되었다.


이렇게 서재응의 이날 경기는 잘 던지고도 운이 억세게 없어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운도 실력이라는 말이 있듯이 비록 이날 경기에서는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지만 앞으로의 경기에서는 이런 불운들도 극복할 수 있는 투구를 선보일 수 있는 ‘특급투수’ 서재응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사진 출처/서재응 선수 팬카페



김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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