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KT 위즈 내야수 이호연이 친정팀에 비수를 꽂는 결승타를 때려내고 팀의 3연승과 주중 3연전 첫 경기 승리를 견인했다.
이호연은 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시즌 9차전에 7번타자 겸 2루수로 선발출전해 2타수 1안타 1타점 1사구를 기록, KT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이호연은 이날 첫 타석부터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KT가 0-0으로 맞선 2회초 무사 1·2루에서 롯데 '안경 에이스' 박세웅을 상대로 깨끗한 중전 안타를 때려내며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KT가 2-1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키고 있던 7회초 무사 1루에서는 바뀐 투수 김상수를 상대로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KT는 이호연의 사구 이후 배정대의 희생 번트, 장준원과 김민혁의 연속 볼넷으로 귀중한 추가점을 얻어내며 3-1로 달아날 수 있었다.
2루 수비도 안정적이었다. 롯데 타자들이 날려보낸 날카로운 타구들을 깔끔하게 처리하고 투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9회초 네 번째 타석을 앞두고 대타 박경수와 교체되기 전까지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이호연의 이날 사직 방문은 이호연 개인에 의미가 컸다. 이호연이 사직야구장 그라운드를 밟은 건 롯데 소속이던 지난해 10월 8일 LG 트윈스전 이후 8개월 만이었다. 올 시즌 개막 후 줄곧 2군에만 머물렀던 가운데 지난 5월 19일 KT로 트레이드 된 뒤 바뀐 유니폼을 입고 옛 동료들과 처음으로 적으로 만났다.
이호연은 지난 4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에서 멀티 히트를 기록한 뒤 "롯데전에서 잘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지만 막상 롯데가 아닌 다른 팀 소속으로 사직야구장에 들어서자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호연은 플레이볼 30분 전 더그아웃에서 스파이크 끈을 조여맨 뒤 "생각했었던 것보다 더 떨린다"며 수줍은 미소를 짓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게임이 시작되자마자 자신에 찾아온 찬스를 놓치지 않고 살려내며 KT 유니폼을 입고 첫 결승타의 기쁨을 맛봤다.
2회초 첫 타석에 들어서기 전 1루 쪽 롯데 벤치와 응원석을 향해 허리 숙여 인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롯데팬들도 이호연에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훈훈한 장면이 연출됐다.
사진=KT 위즈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