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김지수 기자) 선수 스스로 생각해도 자신의 한방은 임팩트가 넘쳤다. 키움 히어로즈 임지열의 커리어 첫 만루 홈런은 드라마틱한 순간에 터졌다.
키움은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5차전에서 7-5로 이겼다. 4연패의 사슬을 끊고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는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키움은 6회까지 1-5로 끌려가며 5연패와 주말 3연전 스윕 위기에 몰려 있었다. 타선이 롯데 선발투수 나균안 공략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좀처럼 게임이 풀리지 않았다.
답답했던 흐름은 7회말 공격부터 조금씩 바뀌었다. 1사 후 김휘집의 2루타, 이형종의 안타로 잡은 1사 1·3루 찬스에서 키움 벤치는 김준완 대신 대타 임지열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임지열은 롯데 좌완 김진욱을 상대로 침착히 볼넷을 골라내 만루 찬스를 중심 타선에 연결했다. 키움은 김혜성의 내야 땅볼 때 3루 주자의 득점으로 귀중한 만회점을 얻을 수 있었다.
추격의 불씨를 당겼던 임지열은 8회말 해결사로 등장했다. 키움은 3-5로 뒤진 2사 만루 기회에서 임지열이 롯데 베테랑 우완 윤명준에 역전 만루 홈런을 쏘아 올려 단숨에 7-5로 게임을 뒤집었다.
임지열은 시즌 2호 홈런을 자신의 야구 인생 첫 만루 홈런으로 장식하고 팀을 4연패의 수렁에서 구해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임지열의 결정적 홈런으로 팀이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임지열도 ""팀이 연패 중이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이기는 것만 집중하고 있었는데 보탬이 된 것 같아 너무 기분이 좋다"며 "만루 홈런이라서 의미가 있다기보다 팀 연패를 끊은 홈런이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임지열이 2014년 키움 입단 후 1군 무대에서 때려낸 홈런은 정규리그 5개, 포스트시즌 2개로 많지 않다. 하지만 홈런 한 개 한 개가 야구팬들의 뇌리에 깊게 박힐 수밖에 없는 파급력이 있었다.
지난해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대타로 나와 역전 2점 홈런을 때려냈고 지난 12일 NC 다이노스전에서 터진 올 시즌 마수걸이 홈런은 키움을 승리로 이끄는 끝내기 홈런이었다. 데뷔 첫 만루 홈런도 최근 무서운 기세를 자랑하는 롯데를 무너뜨리는 멋진 한방이었다.
임지열은 승부처에서 강한 면모가 있는 것 같다는 질문에 "그런 생각은 안 해봤는데 (내가) 조금 스타성이 있는 것 같다"고 웃은 뒤 "방망이에 맞는 순간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최소 펜스는 맞을 거라고 봤는데 넘어 갔다"고 설명했다.
또 "팀이 최근 계속 지면서 분위기가 조금 가라앉아 있었는데 내 만루 홈런으로 동료들이 조금 더 힘을 내고 반등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항상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플레이오프 3차전 역전 홈런, 최근 생애 첫 끝내기 홈런과 이날 만루 홈런의 짜릿함을 묻는 질문에는 "세 홈런 다 똑같이 기분 좋다"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사진=고척, 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