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빠른 발로 내야를 휘젓고 다녔고, 덕분에 주도권을 잡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그게 전부였다. 정작 중요한 '한 방'이 터지지 않은 두산 베어스는 상대의 거센 저항을 이겨내지 못했다.
두산은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4차전에서 3-14로 대패했다. 2연승 도전에 실패한 두산은 시즌 성적 22승1무21패(0.512)를 만들면서 NC 다이노스와 공동 4위가 됐고, 3위 롯데 자이언츠와의 승차는 4.5경기 차로 벌어졌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괜찮았다. 1회말 1사에서 이유찬이 SSG 선발 박종훈을 상대로 장타성 타구를 만들었고, 빠른 발을 뽐내며 3루에 도착했다. 숨 돌릴 틈도 없이 후속타자 양석환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으면서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추가점 역시 기동력에서 비롯된 점수였다. 4회말 허경민, 김재호, 양찬열의 볼넷으로 1사 만루를 만든 뒤 정수빈의 희생플라이 때 3루주자 허경민이 홈으로 들어왔다. 이때 2루주자 김재호도 가만히 있지 않고 3루로 진루, 상대를 더 거세게 압박했다.
여기에 두산은 2사 1, 3루 이유찬의 타석에서 더블 스틸 작전까지 펼쳤다. 1루주자 양찬열이 먼저 스타트를 끊었고, SSG 포수 김민식의 송구 이후 스타트를 끊은 3루주자 김재호가 홈에서 세이프 됐다. 더구나 선발투수가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였던 만큼 2점 차와 3점 차가 주는 느낌은 분명 달랐다.
그러나 두산은 5회 이후 투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할 수 있는 추가점을 뽑지 못한 채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 사이 선발 알칸타라가 흔들리면서 5회 3실점, 6회 4실점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상대 선발 공략에 성공한 SSG는 역전으로 만족하지 않고 8회 3점, 9회 4점을 보태며 확실하게 승기를 굳혔다.
이날 두산 타선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볼넷 포함 3출루 경기를 펼친 이유찬 정도를 제외하면 눈에 띄는 타자가 보이지 않았다.
특히 양석환-김재환-호세 로하스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은 도합 12타수 1안타로 침묵했다. 알칸타라의 부진을 감안해도 안타 6개, 사사구 8개를 얻어낸 타선이 3점에 그친 건 복기를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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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