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선발투수의 부진으로 어렵게 풀어갈 수 있는 경기였지만, 홈런과 적시타에 숨통이 트였다. SSG 랜더스 내야수 최주환이 친정팀을 상대로 확실하게 비수를 꽂았다.
SSG는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4차전에서 7-3으로 승리를 거두고 시리즈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SSG의 시즌 성적은 28승1무16패(0.636)가 됐다.
5번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한 최주환은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4타점을 기록,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날 경기로 두 자릿수 홈런까지 한 개만을 남겨둔 최주환은 호세 로하스(두산), 노시환(한화 이글스)과 홈런 부문 공동 2위가 됐다. 또한 장타율을 0.522까지 끌어올리며 노시환(0.506)을 제치고 이 부문 단독 2위로 올라섰다.
팀이 0-3으로 끌려가던 5회초, 최주환의 한 방에서 SSG의 추격이 시작됐다. 5회초 무사 1루에서 최주환이 알칸타라의 2구째 직구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시즌 9호 홈런으로, 5월이 다 지나기도 전에 지난 시즌 홈런 개수와 타이를 이뤘다.
최주환의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두 팀이 3-3으로 팽팽하게 맞선 6회초 1사 만루에서 알칸타라의 3구째 체인지업을 밀어쳐 좌전 안타를 때려냈고, 3루주자 박성한과 2루주자 최정이 홈으로 향했다. 역전을 헌납한 알칸타라는 후속타자 한유섬에게도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완전히 무너졌다.
경기 후 최주환은 "두산전이라고 의식하지 않고 시즌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는데, 결과가 생각보다 좋았다"며 "(이적 후 잠실에서 때린 첫 홈런에 대해) 지난해에는 워낙 좋지 않다 보니 확률적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와서 홈런을 치고 안 치고를 신경 쓰진 않는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두 번째 타석에서 포크볼을 초구로 예상했는데 반대로 직구가 와서 좀 놀랐다. 세 번째 타석에서는 포크볼을 노리고 있었고, 알칸타라가 그걸 던질 것 같았다. 이진영 코치님도 조언해주셨다. 타구 방향성을 좌중간 쪽으로 보고 친 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기록에서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최주환은 수비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냈다. 2회말 장승현, 6회말 정수빈의 까다로운 타구를 모두 잡아낸 데 이어 송구까지 깔끔했다. 경기 후 김원형 SSG 감독도 "최주환이 공·수에서 맹활약을 보여줬고, 팀 승리에 큰 힘이 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주환은 "(신체 나이가 좋아졌다는) 확신이 있고, 몸 관리를 어떻게 했느냐는 거짓말을 안 한다. 비시즌 기간 동안 특별한 날을 제외하고는 술을 마시지 않는 등 그런 것들이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몸에 달라진 것 같고,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2020시즌 이후 FA(자유계약)로 팀을 옮긴 최주환은 지난해 97경기 타율 0.211 9홈런 41타점으로 부진에 시달렸다. 그 어느 때보다 비시즌을 혹독하게 준비했고, 그러면서 올해 1월 오지환(LG 트윈스)이 6년 총액 124억원에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한 게 큰 자극이 됐다. 최주환은 "(오)지환이가 계약하는 좋은 사례가 있었다. 지난 시즌 부진 이후 그걸 보면서 (단지) 부러워하지 않고 '내가 해낼 수만 있다면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다'는 목표와 동기부여가 생겼다"고 떠올렸다.
최주환은 예년보다 빠른 홈런 페이스를 보이며 그 어느 때보다 순조롭게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최주환은 "홈런 타자 이런 건 아니지만 그래도 홈런이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좋다. 스스로도 방향성을 생각해봤고, FA로 넘어올 때도 이런 부분을 생각했다"며 국내 2루수 가운데 장타 생산성에 있어서, '하나의 분야에 있어서는 최고가 돼 보자'는 목표를 갖고 해 나가고 있는데, 지금까진 다행히 잘 되고 있지만 아직 시즌이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마지막에 결실을 맺기 위해 건강하게 시즌을 치렀으면 좋겠다"고 다짐했다.
사진=SSG 랜더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