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스트라이커 엘링 홀란, 토트넘 홋스퍼 감독 유력 후보 아르네 슬롯, 프랑스 간판 미드필더 폴 포그바, 한 시대를 풍미한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국적도 전부 다르고 연령대도 다 다르지만 이들에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같은 에이전트를 두고 있는 스타라는 점이다.
지난해까지 세계 최고의 축구 에이전트하면 떠오르는 인물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관리했던 조르제 멘데스, 아니면 이탈리아 출신 거구 미노 라이올라였다.
하지만 라이올라가 지난해 4월 심장 질환 악화로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자리를 고스란히 물려 받은 인물이 나타났다. 이제 '멘데스 사단'과 견줄 수 있는 인물이 바로 라이올라의 후계자 라파엘라 피멘타다.
피멘타는 지난 18년간 라이올라와 함께 일하며 수많은 선수들을 관리했고, 라이올라 사단을 축구계 최고 에이전시로 성장시켰다. 라이올라 가족들로 구성된 에이전시에서 유일하게 혈연 관계가 아니었던 피멘타는 라이올라 사망 뒤 치열한 암투 끝에 대부분의 선수들을 물려받았다.
라이올라가 이탈리아 출신 네덜란드인인 것에 반해 피멘타가 유럽과는 거리가 먼 브라질 사람이란 점을 감안하면 치열한 에이전트 세계에서 그의 경쟁력이 드러난다.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엘링 홀란이다. 홀란은 레드불 잘츠부르크 시절부터 뛰어난 득점력으로 주목 받았고, 일찌감치 라이올라의 집중 관리 고객이 됐다.
잘츠부르크에서 수많은 빅클럽들의 유혹을 뿌리치고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이적을 성사시킨 사람이 라이올라였다. 이후 홀란은 분데스리가를 평정했고, 라이올라 사후 지난여름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할 때는 피멘타가 계약을 주도해 대형 이적을 이끌어냈다.
최근 토트넘 홋스퍼 부임설이 나오고 있는 아르네 슬롯 페예노르트 감독 또한 피멘타의 고객이다.
토트넘은 슬롯을 다음 시즌 정식 감독으로 임명할 계획이다. 페예노르트가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 피멘타는 페예노르트와 슬롯의 2년 남은 계약을 해지하기 위한 협상 테이블을 마련했다.
현재 북런던이 피멘타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슬롯이 토트넘 벤치에 앉게 되면 추후 토트넘의 새 선수 수혈에도 피멘타가 깊숙하게 개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프랑스 출신 월드 클래스 미드필더 폴 포그바도 라이올라에서 피멘타로부터 관리를 받고 있다. 피멘타는 경기장 밖에서 포그바와 긴밀한 유대감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해 발표된 포그바 다큐멘터리 내용에 따르면 포그바가 가장 신뢰하는 인물 중 한 명이기도 하다.
포그바가 어릴 때부터 유럽 축구계 주목을 받아 그에게 접근하는 이들이 많았던 점을 생각하면 대리인 넘어 인간 피멘타에 대한 신뢰도가 얼마나 높은지 확인된다.
또한 피멘타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인터 밀란, 바르셀로나, AC 밀란, 파리 생제르맹,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LA 갤럭시 등 여러 팀을 옮겨다닐 때 모든 협상 테이블에 참가했다.
이 밖에도 잔루이지 돈나룸마, 마르코 베라티(이상 PSG), 마테이스 더리흐트, 라이언 그라벤베르흐(이상 바이에른 뮌헨) 등 수많은 스타 플레이어들이 그의 협상에 의지하는 편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피멘타도 이제는 자신의 직업과 실력에 대해 자부심을 적지 않게 갖고 있다.
그는 지난 2월 스페인 AS와의 인터뷰에서 "남자들의 세계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이다. 때로 많은 편견이 있지만 여성도 축구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본업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세계 축구계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여성 인사로는 러시아계 캐나다인인 마리나 그라노프스카야 전 첼시 단장, 세네갈 출신 파트마 사무라 현 국제축구연맹(FIFA) 사무총장 등이 꼽힌다.
하지만 올해 들어선 피멘타를 축구계 최고의 여성 인사를 꼽는 분위기다. 그가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프리미어리그와 각국 빅클럽들의 전력 개편이 요동칠 수 있어서다.
사진=라파엘라 피멘타 SNS, 마드리디스타, AS 캡쳐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