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리버풀 축구도사'가 홈구장인 안필드에서의 8년 생활을 화려하게 마감했다.
그리고 구단은 그에게 예우를 다했다. 가족들이 안필드 투어를 하기 위해 숙소를 나서자 리버풀 선수단 버스를 타게 한 것이다.
위르겐 클롭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렸으나 이제는 새 팀을 찾아나서는 브라질 공격수 호베르투 피르미뉴의 얘기다. 지난 2015년 독일 분데스리가 호펜하임에서 리버풀로 이적한 피르미누는 마침 그 해 가을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클롭 감독이 오면서 그의 전술에 최적화된 공격수로 활약하며 펄펄 날았다.
그는 리버풀에서 이번 시즌까지 361경기에 출전, 110골 79도움을 기록했다. 득점과 어시스트에 모두 능통했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만능 공격수라 불려도 손색이 없었다.
그렇게 클롭의 황태자로 군림했던 그가 퇴단을 앞두고 있다. 리버풀이 코디 학포, 다르윈 누녜스 등 젊은 공격수들을 줄줄이 데려오면서 출전 시간이 줄었고 결국 올 여름 계약 만료와 함께 리버풀의 붉은 유니폼을 벗기로 한 것이다. 추후 행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2019년 리버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이어 2020년 사상 첫 프리미어리그 우승까지 이끌면서 피르미누는 그야말로 박수를 받고 떠나게 됐다.
피르미누 역시 리버풀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선수의 진면목을 마지막까지 과시했다. 21일 안필드에서 열린 2022/23시즌 프리미어릭 홈 최종전 애스턴 빌라와의 경기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44분 모하메드 살라의 크로스를 문전에서 밀어넣어 1-1 동점포를 꽂아넣은 것이다.
리버풀 퇴단을 알리는 홈 최종전에서 마지막 순간 골을 터트리며 영화 같은 장면을 연출했다.
그리고 24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정장을 말쑥하게 차려 입은 피르미누는 자신의 안필드 최종전을 보기 위해 영국으로 날아온 가족들과 구장 투어를 하기 위해 나섰다
21일 영국 더선은 "리버풀 영웅 피르미누가 안필드 작별 인사를 마치고 가족과 친구들을 VIP 투어에 데려가기 위해 클럽의 팀 버스를 이용했다"며 "피르미누가 버스 앞에서 이들을 맞이했다. 이에 더해 리버풀의 거대한 버스를 구경하고 피르미누에 사인을 받기 위한 체셔(맨체스터 유력 인사들 밀집지역) 주민들의 공세에도 시달렸다"고 표현했다.
피르미누가 고별전에서 골로 리버풀 구단과 팬들에게 아름다운 추억을 남겼다. 그리고 눈물을 흘렸다. 그러자 구단도 최고의 예우로 화답했다.
사진=더선, 로이터, PA Wire/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