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좀 더 조용히 나갔으면 좋았을 걸. 팀을 떠나기 위해 '굳이' 사고를 쳤다는 발언으로 캡은 또 한 번 팬들의 뒤통수를 쳤다.
캡은 최근 라이브 방송 중 욕설을 비롯한 돌발 발언들로 뭇매를 맞았다. 그는 라이브 방송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아 달라는 일부 팬들의 요청에 "컴백한다니까 내 방송 보지도 않던 애들이 갑자기 그 XX 한다는 게 싫다"고 거침없이 발언했다.
응원하는 팀이 잘 되길 바라는 팬들의 걱정에 불만을 쏟아낸 캡은 "내가 XX 그냥 컴백을 안 할까 생각하고 있다. 계약이 7월에 끝난다"며 "내가 피해를 준다면, 안 하겠다는 생각을 근래 일주일 정도 했다. 내가 없이 하는 게 더 낫지 않나 싶다"고도 말해 틴탑의 '컴백 활동'에 제동이 걸리는 것은 아닐지, 불안감을 조성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발언들이 논란이 되자 캡은 11일 사과와 함께 팀 탈퇴를 알리면서 "긴 시간 제게 맞지 않은 옷을 입고 있다 느꼈다. 이제 그만 그 옷을 벗고 싶어 옳지 못한 행동을 저지르게 됐다"며 "더 이상 피해가 없길 바란다"고 밝혔다.
소속사 티오피미디어도 틴탑 멤버들과 상의 끝에 캡의 탈퇴를 결정했음을 알리면서 "틴탑은 천지, 니엘, 리키, 창조 4인 체제로 재정비할 예정"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이와 함께 팀을 떠나는 캡과의 전속계약 해지 소식도 전했다.
빠르게 논란이 정리되고, 팬들과 멤버들은 평화롭게 완전체 컴백을 기다리면 되는 듯싶었던 때. 맞지 않는 옷을 벗어던지니 너무나 편했던 것인지, 캡은 탈퇴 선언 당일에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서의 발언으로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날 캡은 "마음이 너무 아프다. 멤버들에게 탈퇴를 얘기하면서 내가 이런 이유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너무 개인적인 행동이었다고 얘기했다"는 심경을 전했다.
또 "제가 이렇게 하는 거에 대해서 멤버들과 얘기를 했었다. 좋게 끝냈다. 제가 소속된 것이 사라진 거다. 그쪽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회사를 나온 것 뿐이지 저희가 틀어진 건 아니다"라며 멤버들과 잘 끝냈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올 걸 예상하고 알고 한 거다"라는 발언이 문제가 됐다. 그는 "회사에서 나가려고 몇 번 시도했었고, 재계약 시즌 때도 말이 많았다. 내가 이걸 딱 끊어내려면 먼저 사고를 친 다음에 수습을 하고 팀을 나가는 것이 낫겠다 싶었다"며 모든 게 의도된 행동이었음을 밝힌 것.
이를 두고 캡은 "좋게 할 수 있지 않았냐 했는데 왜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에 내몰렸냐면 다른 사람에게 손을 뻗어보고 도움을 원했다. 동생들한테 전화하고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사람들이 바빠서 얘기할 틈이 없더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내 속의 자격지심 때문에 피해를 주고 있는 것 같더라. 내 마음의 문제로 주위에 피해를 주기 싫었다"는 솔직한 마음도 털어놨다.
그러나 힘들었던 자신의 상황을 솔직하게만 이야기했어도 팬들은 충분히 이해하고 보내줄 수 있었을 터. "피해를 주기 싫었다"는 말과는 너무나도 상반되는 언행은 오히려 팬들에게 상처를 주는 방식이라는 반응이 다수다.
캡은 13년을 함께한 멤버들, 그리고 팬들에게도 요란하게 멍을 남겼다. 성숙하지 못한 탈퇴 방법, 궁금하지 않았던 것까지 시원하게 밝히면서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재를 뿌린 리더의 경솔한 발언은 또 한 번 틴탑이라는 이름을 좋지 못한 일로 조명시켰다.
더군다나 틴탑은 오랜만의 컴백을 앞두고 있던 만큼, 절대 아름답지 못했던 캡의 방식이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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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