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세계 최고 연봉의 명장이 정해줬다. 나폴리는 김민재를 팔아야 한다.
김민재는 2022/23시즌 빼놓을 수 없는 나폴리 우승 주역이다. 지난해 여름 이적료 2000만 유로(290억원)에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에서 이탈리아 나폴리로 이적한 김민재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활약으로 나폴리가 33년 만에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중심에 섰다.
하지만 나폴리가 돈 많은 어마어마한 빅클럽은 아니다보니 김민재에 대한 러브콜이 적지 않다. 게다가 김민재는 700억~1000억원의 바이아웃 조항도 갖고 있다. 김민재를 1년 활용하고 보내려다보니 나폴리 입장에선 아쉬운 게 사실이다. 그래서 한 때 연봉을 올리고 바이아웃 조항 없애는 재계약을 검토했으나 김민재는 응하지 않았다.
김민재를 원하는 1순위 구단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맨유는 이미 900억원 가량의 돈을 들고 김민재 바이아웃 조항 활성화를 통해 빠르면 다음 달 그에게 붉은 유니폼을 입히겠다는 자세다.
나폴리 언론인 중에선 나폴리가 맨유보다 좋다며 김민재가 왜 프리미어리그를 가려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김민재의 퇴단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그런 와중에 김민재를 파는 게 현명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다름 아닌 연봉 581억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김민재를 팔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메오네 감독은 아들인 지오반니 시메오네가 김민재와 함께 나폴리에서 뛴다. 백업 공격수로 빅터 오시멘에 밀려 출전 시간이 제한적이었으나 어쨋든 세리에A 우승 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시메오네 감독도 아들의 세리머니를 보러 마드리드에서 날아와 지난 8일 피오렌티나와의 홈경기를 관전했다. 그리고 나폴리의 열광적인 분위기를 즐겼다.
이어 시메오네 감독에게 미디어의 질문이 나왔다.
나폴리가 우승 확정과 함께 김민재, 빅터 오시멘,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피오트르 지엘린스키, 알렉스 메렛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적할 태세인데 어느 것이 맞느냐는 질문이었다.
시메오네 감독은 돌려 말하지 않고 즉답을 내놨다.
그는 "팔아야 한다는 말은 아니지만, 아틀레티코를 위해 내가 했던 추론을 반복하겠다"며 "경제적으로 막강한 클럽이 와서 두 배의 임금을 제시했는데, 구단이 선수를 지키려고 하면 (나중에)피를 흘리고 팀이 파산할 수도 있다"고 대놓고 얘기한 것이다.
몸값 오른 선수를 지키려고 출혈을 감수하다가는 훗날 클럽이 무너질 수 있다는 뜻이다.
시메오네 감독은 이어 "선수를 바꿀 수 있을 때 바꾸는 게 나을 수 있다. 이를 최근의 나폴리보다 더 잘할 수 있는 구단이 있을까"라며 지난 여름 김민재와 크바라츠헬리아를 영입한 나폴리의 스카우트 능력을 칭찬한 뒤 "이들을 내보내고도 더 좋은 팀을 만들 능력이 있다고 칭찬했다.
시즌이 사실상 마무리됐고 논공행상이 끝나면 선수단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조짐이다. 나폴리는 시메오네의 교훈을 잘 새겨들을까.
사진=로이터, EPA, PA Wire/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