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 김수정 감독이 작품의 흥행에도 웃을 수 없었던 사연을 전했다.
8일 오후 서울 중구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영화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감독 김수정)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김수정 감독이 참석했다.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만화 ‘아기공룡 둘리’의 하나뿐인 극장판 시리즈로, 디지털 복원을 통해 되찾은 선명한 화질과 다채로운 색감, 원작의 의도를 완벽히 되살린 화면비로 돌아왔다.
이날 김수정 감독은 "거의 30년 전에 작업을 시작해 96년도에 개봉을 했다. 이번에 다시 선보이기에 앞서 장면장면을 다시 보게 됐는데, 그 당시의 기억들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그 때도 열악한 여건에서 만들었는데, 그 때 작업에 참여했던 상당수 인원이 다수 업계를 떠나서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인원만 남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그 작은 예산으로 이러한 작품을 만들어냈고, 스케줄도 어김없이 날짜에 맞춰서 스태프들이 힘을 모아서 한국 애니메이션의 발전에 기틀을 닦았다. 그 때의 열정을 다시 본 거 같다. 다시 한 번 그 열정을 되살릴 수 있는 시간이 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얼음별 대모험'의 경우 과거에 연재됐던 이야기들 중 재밌던 부분을 추려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시작은 현실적으로 출발하는데, 갈수록 판타지가 더해진다"며 "우리가 생각하는 우주, 판타지는 할리우드 스타일로 고정이 되어있는데, 그걸 우리 식으로 어떻게 살릴까 고민했다. 그래서 우주에서 공룡이 나올 수도 있고 해충이 나올 수도 있는 상상을 뛰어넘는 것들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은 개봉 당시 서울에서만 35만 관객을 모으면서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그 당시에 둘리가 극장에 걸렸을 때 한국 관객 동원랭킹 4위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어려웠다"면서 "'얼음별 대모험'을 제작하고 투자받은 빚을 갚는데 5년이 걸렸다. 그걸 갚고 회생하고 제작비 구하는 데 5년이 소요됐다. 2009년 TV시리즈가 십몇년 만에 나오지 않았나. 순수한 열정으로만 제작해야 했다"고 어려웠던 당시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둘리가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시간이 많이 지났음에도 이야기되고 있는 건 캐릭터 자체가 만화라는 것,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이 비교적 현실적이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그 안에는 판타지도 있고 엉뚱한 이야기도 있었지만, 베이스는 현실을 깔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의 이야기, 삶이랑 연계되어서 오랫동안 우리 곁을 지키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이야기했다.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은 24일 개봉 예정이다.
사진= 워터홀컴퍼니(주)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