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거포 유망주 이재원이 잠재력을 터뜨릴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겠다고 공언했다. "못 쳐도 괜찮다"는 말로 '잠실 빅보이'에 힘을 실어줬다.
LG는 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우천취소에 앞서 1군 엔트리를 조정했다. 이재원을 올 시즌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등록하고 내야수 송찬의를 말소했다.
염 감독은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부터 코칭스태프와 함께 이재원에 정성을 쏟았다. 팀 내 확실한 홈런 타자가 없는 가운데 이재원이 올 시즌 성장세를 보여줘야만 대권 도전에 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염 감독의 계획은 이재원이 스프링캠프 막판 옆구리 부상을 당하면서 다소 차질이 생겼다. LG는 개막 후 팀 타율 0.293으로 10개 구단 중 단연 돋보이는 1위지만 팀 홈런은 13개로 키움, 한화와 공동 6위다.
박동원이 팀 내 최다 5홈런, 박해민이 깜짝 3홈런으로 활약하고 있지만 전통적인 '거포' 스타일의 주전 야수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경기 흐름을 한 번에 바꿀 수 있는 홈런 타자가 있다면 타선의 파괴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
이재원은 지난해 85경기에서 13홈런을 쏘아 올려 1군 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시즌 50안타 중 13개가 홈런일 정도로 방망이에 걸리기만 하면 장타로 연결됐다.
염 감독은 이 때문에 이재원 1군 등록 직후 "박동원과 함께 '뻥 야구'를 보여줬으면 한다. 두 사람 모두 걸리면 큰 타구로 연결되니까 투수들도 쉽게 승부하기 어렵다"며 "이재원이 7~8번 타순에서 우리가 이기고 있을 때 도망가는 홈런, 2~3점 차로 지고 있을 때 뜬금포를 쳐주면 상대는 확 쫓기게 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염 감독은 다만 이재원에 부담을 주지 않는 게 첫 번째라고 강조했다. 7일 두산전과 오는 9~11일 키움과 주중 3연전의 경우 이재원을 대타로만 투입하며 천천히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게 할 예정이다.
이재원의 선발 출전은 오는 12일 삼성과의 주말 대구 3연전부터 계획이 잡혀있다. 타순도 7~8번으로 고정해 이재원이 부담 없이 방망이를 휘두를 수 있도록 조건을 만들어 주려 한다.
염 감독은 "이재원한테는 부담감을 전혀 안 주려고 한다. 그래서 7번타자를 치는 거다. 못 쳐도 괜찮다"며 "가지고 있는 재능은 확실하기 때문에 스프링캠프 때부터 본인이 준비한 부분을 얼마나 충실히 실행해 옮기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재원은 앞으로 자기만의 어떤 루틴을 만들어 가야 한다. 지금까지 조금만 안 맞으면 폼을 바꾸고 했지만 이제는 한 가지를 정립해서 처음으로 발을 내딛는 거기 때문에 이렇게 1~2년을 뛰어야만 정말 이재원의 것이 만들어 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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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