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LG 트윈스는 지난달 28~30일 안방에서 KIA 타이거즈에 스윕을 당하며 무거운 마음으로 이번주 NC 다이노스와 주중 창원 3연전에 나섰다.
전력 출혈도 있었다. 마무리 고우석이 지난 1일 허리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불펜의 무게감이 크게 줄어들었다. 연패가 길어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도 팽배해졌다.
하지만 LG는 지난 9~10일 NC를 이틀 연속 꺾으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11일 게임이 비로 취소되면서 달콤한 휴식까지 취하고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창원에서 LG가 2승을 따낼 수 있었던 데는 4년차 우완 유영찬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유영찬은 지난 2일 경기서 LG가 5-3으로 앞선 7회말 2사 후 마운드에 올라 1⅓이닝을 퍼펙트로 막으며 데뷔 첫 홀드를 수확했다.
이튿날에는 팀이 2-1 살얼음판 리드를 지키고 있던 8회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2경기 연속 홀드를 기록했다. 유영찬이 거둔 2개의 홀드는 LG 연승의 큰 발판이 됐다.
유영찬은 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이 우천취소된 뒤 "창원에서 NC를 상대로 2개의 홀드를 기록하고 자신감이 생겼다. 포수 (박) 동원이 형을 믿고 내 공을 던지니까 좋은 투구로 이어졌다"며 "염경엽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셨고 내가 부응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수줍게 소감을 전했다.
유영찬은 202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5라운드 전체 43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데뷔 시즌 2군에서 10경기 1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6.39로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고 사회복무요원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지난해에도 12경기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4.50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올 시즌은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것은 물론 꿈에 그리던 1군 데뷔까지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직구 스피드가 140km 후반대까지 향상되면서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구위를 갖췄고 염 감독을 비롯한 LG 코칭스태프의 눈을 사로잡았다. 7일 현재까지 14경기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3.06으로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염 감독은 시즌 초반 유영찬을 불펜 추격조로 기용해 부담이 적은 상황에서 경험을 쌓게 했다. 최근에는 유영찬의 성장과 불펜 사정이 맞물리면서 승부처에서 믿고 투입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유영찬은 "처음에는 등판 때마다 긴장이 많이 됐다. 접전 상황에서 던질 때는 내가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가고 좋았을 때와 차이가 많이 났다"며 "힘을 많이 빼고 던지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 점점 힘을 빼고 이번주 NC전부터 동원이 형 리드를 믿고 자신 있게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팀 선배 임찬규의 조언도 유영찬의 1군 적응에 큰 도움이 됐다. 유영찬은 "찬규 형이 항상 말해주는 게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생각하거나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다. 마운드에서 눈치 보지 말고 내 공만 던지라는 얘기를 참 많이 해주셨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시즌 초반이지만 올해 목표도 확고하다. "2군에 한 번도 안 내려가고 부상 없이 풀타임을 뛰고 싶다. 크게는 50이닝, 20홀드 이상을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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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