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박윤서 기자) "마음이 통한 것이다."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2일 대구 삼성전에 가동할 라인업에 큰 변화를 줬다. 3번 타순이 고정이었던 이정후가 1번으로 이동했고, 테이블세터에서 활약했던 김혜성이 3번 임무를 맡았다. 1번타자 이정후는 지난 2020년 5월 30일 고척 KT전 이후 1067일 만이다.
올 시즌 이정후는 3번 타순에서 22경기 타율 0.218 3홈런 13타점 OPS 0.678에 그쳤다. 지난해 리그 MVP와 타격 5관왕을 차지한 이정후에게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성적표다.
리드오프로 새로운 출발을 알린 이정후. 키움의 선택은 제대로 적중했다. 2일 삼성전에서 이정후는 5타수 2안타를 치며 공격의 활로를 개척했고, 김혜성은 4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키움은 3일 삼성과의 경기에서도 이정후를 톱타자로 기용했다. 경기 전 홍원기 키움 감독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이정후와 월요일 밤에 얘기를 한 번 나눴고, 방금 전에도 대화를 했다"라고 밝혔다.
어떤 의견을 주고받았을까. 홍 감독은 "월요일에 타순 조정에 대해 얘기했는데, 그 부분을 이정후가 먼저 내게 이야기하려고 했었다. 마음이 통한 것이다"면서 "중심 타선인 3번타자 부담감을 내려놓고 본인이 원하는 타격을 할 수 있게 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감독은 "(이정후의) 출루율은 괜찮아서 많은 득점을 올리기 위해 타순 조정을 했다. 본인도 흔쾌히 긍정적으로 대답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정후는 3일 삼성전에서도 제 몫을 다했다. 2회 2사 1루에서 선발투수 오승환의 145km/h 직구를 걷어 올려 1타점 좌전 2루타를 폭발했다. 7회는 2사 1루에서 볼넷을 골라내며 득점권 밥상을 차렸다. 이날 이정후는 4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 성적을 거두며 팀 4-1 승리에 기여했다. 시즌 14번째 타점을 기록했고, 타율을 0.229로 소폭 끌어올렸다.
리드오프로 변신한 이정후가 서서히 타격 컨디션을 회복하고 있다. 5월만 되면 타격 천재의 방망이가 더욱 뜨겁다. 5월 통산 타율 0.368 OPS 0.990을 기록, 월별 성적 중 가장 뛰어나다. 지금은 '약속의 5월'이다. 이정후가 부활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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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