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김지수 기자)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아도니스 메디나가 또 한 번 '거인' 타선에 뭇매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메디나는 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4차전에 선발등판해 3이닝 6피안타 3볼넷 5실점을 기록했다.
출발부터 좋지 않았다. 메디나는 1회초 롯데 선두타자 김민석에 2루타를 맞은 뒤 고승민의 희생 번트로 1사 3루 실점 위기에 몰렸다. 잭 렉스를 볼넷으로 출루시킨 뒤 전준우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지만 그 사이 3루 주자 김민석이 홈 플레이트를 밟아 롯데에 선취점을 내줬다.
KIA 타선이 1회말 공격에서 2점을 뽑으며 2-1로 리드를 안겨줬지만 메디나는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다. 2회초 선두타자 노진혁, 한동희에 연이어 2루타를 허용해 2-2 동점이 됐고 유강남의 희생 번트와 박승욱의 볼넷 출루로 계속된 1사 1·3루에서 이중 도루까지 허용하면서 2-3으로 게임이 뒤집혔다.
메디나는 3회초 완전히 무너졌다. 1사 1루에서 안치홍의 타석 때 폭투로 1루 주자가 3루까지 진루했고 곧바로 안치홍에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이후 노진혁에 안타, 한동희에 1타점 적시타까지 내주면서 스코어는 2-5까지 벌어졌다. 유강남을 병살타로 처리하고 이닝을 힘겹게 끝냈다.
KIA 벤치는 빠르게 움직였다. 3회말 1점을 만회해 3-5로 쫓아간 상황에서 메디나가 더는 롯데 타선을 이겨내기 어렵다고 판단, 4회초 수비 시작과 함께 김대유로 투수를 교체했다.
메디나는 최고구속 150km를 찍은 투심 패스트볼을 비롯해 커브, 체인지업, 컷 패스트볼 등 57개의 공을 던지고 빠르게 경기를 마쳤다. KIA는 메디나의 부진 여파를 극복하지 못하고 4-7로 무릎을 꿇으며 안방에서 5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메디나는 이날까지 개막 후 5경기에 나와 1승 4패 평균자책점 6.92로 KBO리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앞선 등판이었던 지난달 26일 NC 다이노스전에서 8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한국 무대 마수걸이 승리를 따냈지만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외려 지난달 20일 사직 원정에서 롯데에 4이닝 5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던 아픔이 되풀이됐다. 김종국 KIA 감독이 이날 경기 전 "메디나가 지난주 너무 좋은 투구를 해줬는데 NC전까지는 아니더라도 6이닝을 던져줘야 한다.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사령탑의 바람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메디나의 조기강판으로 KIA 불펜이 4회부터 9회까지 6이닝을 책임지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다.
사진=KIA 타이거즈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