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이강인(마요르카)에게 토트넘 홋스퍼는 너무 작은 곳이다.
이강인은 이번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2일(한국시간) 스페인 마요르카에 위치한 에스타디 데 손 모시에서 열린 아틀레틱 클럽 빌바오와의 2022/23시즌 라리가 32라운드 홈 경기에서 선제골이자 리그 6호골을 터뜨렸다.
앞서 5골 4도움을 기록한 이강인은 한 골을 추가하면서 시즌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2017/18시즌 발렌시아에서 프로 데뷔한 이후 처음이다.
많은 팀들이 달려들고 있다. 스페인 거함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외에도 애스턴 빌라를 비롯한 여러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관심을 보였다. 올 여름 마요르카를 떠나는 것이 사실상 유력하다.
프리미어리그 팀 중에는 손흥민이 뛰고 있는 토트넘도 포함됐다. 스페인 문도 데포르티보는 지난달 28일 "이강인은 아틀레티코에 좋은 인상을 남겼다"라면서도 "토트넘과 같은 팀이 다음 시즌을 위해 이강인 영입에 관심이 있다. 프리미어리그 팀들은 아틀레티코의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토트넘이라는 그릇이 이강인을 담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전술적으로도 플레이메이커 성향이 강한 이강인이 활약하기 어려운 곳이다. 최근 몇 년간 토트넘 중원에 창의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으나 토트넘은 플레이메이커를 영입하지 않았다.
중원을 거쳐 공격을 만들어가기보다 백3로 수비를 단단하게 만들고 전방에 위치한 손흥민, 해리 케인에게 빠르게 공을 전달해 역습을 시도하는 그림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이강인 영입으로 전술 변화를 단행할 수 있을 거라는 주장도 있으나 그러기 위해서는 그 전술에 맞춰줄 수 있는 선수 영입이 동반돼야 한다. 시기적으로도 리빌딩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적시장에서 보여준 토트넘 행보를 봤을 때 리빌딩 성공 여부가 불확실하다. 현 시점에서 이강인이 토트넘에 간다면 공격적 재능을 뽐내지 못하고 수비만 하는 모습을 보게될 수 있다.
다음 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주관 대회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도 발목을 잡는다.
토트넘은 현재 리그 6위다. 경쟁팀들보다 1, 2경기 더 치르고도 승점이 부족하다. 챔피언스리그 뿐만 아니라 유로파리그도 참가하지 못할 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아틀레티코는 챔피언스리그 참가가 유력하다. 전술적으로도 백3, 백4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 플레이메이커 성향의 앙투안 그리즈만, 토마 르마가 활약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강인에게 긍정적인 요소다.
아울러 스페인에서 10년 넘게 생활한 이강인이 언어나 생활 방식에 이미 적응했다는 점에서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토트넘보다는 큰 물에서 뛸 수 있는 아틀레티코가 지금으로선 최선의 선택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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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