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5년 만에 만났다. 여자 쇼트트랙 에이스 최민정과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지냈던 김선태 전 감독이 성남시청 코치로 부임해 한솥밥을 먹게 되면서 둘이 얼마나 시너지 효과를 낼지 주목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특히 최민정이 지난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실상 참패한 뒤 업그레이드를 위해 국가대표를 1년 쉬기로 하면서 김 코치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게 됐다.
성남시는 지난 1일 시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진행한 빙상팀 코치 채용 심사 결과, 김선태 전 감독이 부임한다고 알렸다.
김 코치는 지난 1월 코치 채용 때도 응시해 면접까지 봤으나 2022 베이징 올림픽 때 중국 대표팀 감독을 한 경력, 그리고 4년 전 평창 올림픽 직후 자격정지 1년 징계를 받은 것 등이 논란이 돼 탈락했고 성남시는 당시 김 코치 외에 빅토르 안 등 다른 지원자 6명까지 전부 불합격 처리했다.
이후 3달이 지나 성남시가 재공모를 실시한 끝에 김 코치가 붙었다.
성남시청 빙상팀은 쇼트트랙에 관해서는 국내 최강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다. 올림픽에 두 번 출전해 금메달 3개를 따낸 한국 여자 에이스 최민정을 비롯해 '포스트 최민정' 1순위로 꼽히며 얼마 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한 김길리(이상 여자), 그리고 베이징 올림픽 남자 5000m 계주 은메달리스트인 이준서, 그리고 2020 4대륙선수권 남자 500m 동메달리스트 김다겸(이상 남자) 등이 몸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최민정은 지난 10년 가까이 여자 쇼트트랙 간판 역할을 하면서 한국이 동계올림픽에서 자존심을 지키는데 일등공신을 해온 터라 성남시청 입장에서도 최민정의 성적에 거는 기대가 적지 않다.
다만 최민정이 최근 유럽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에 따라 2026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서 후회 없는 승부를 위한 변신을 다짐하고 있어 김 코치와의 호흡에 시선이 쏠린다.
최민정은 지난 3월 서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 출전했으나 쉬자너 스휠팅, 산드라 벨제부르 등 네덜란드 선수들의 초강세에 밀려 개인전 두 종목과 3000m 계주에서 은메달 3개를 따냈다. 은메달 3개도 훌륭한 성적이지만 수년간 세계 최고의 스케이터였던 최민정 입장에선 안방에서 씁쓸하게 완패한 경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네덜란드는 여자부 개인전과 계주 등 금메달 4개를 싹쓸이했다.
이후 최민정은 2023/24 국가대표 선발전도 거르며 스케이팅 기술이나 장비에 변화를 주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태극마크를 내려놓는 만큼 소속팀에서의 훈련이 중요하게 됐는데 김 코치와 만난 것이다.
특히 둘은 2018 평창 올림픽에서 호흡하며 좋은 성적을 낸 적이 있어 최민정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다. 당시 최민정은 여자 1500m 금메달로 자신의 올림픽 첫 우승을 일궈낸 것에 이어 여자 3000m 계주에서도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선수단 내 유일한 2관왕이 됐다.
이후 김 코치가 한국을 떠나 중국 대표팀 감독을 맡으면서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때 서로 적이 됐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실엄팀에서 의기투합할 전망이다. 김 감독은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개최국의 금메달 2개 획득을 이끌어 자존심을 세웠다.
또 지난 두 차례 올림픽과 각종 국제대회를 통해 스휠팅과 벨제부르 등 네덜란드 선수들의 장단점을 아는 만큼 맞춤형 조련을 통해 최민정에 새로운 날개를 달아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빙상계 관계자는 "최민정이 김 코치 부임을 상당히 반길 것으로 여겨진다"며 "최민정에게 마지막 올림픽이 될 수도 있는 2026년 대회를 앞두고 김 코치의 역할이 중요하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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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