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전북 현대의 시련이 끝이 없다. 급기야 충격적인 영패에 선수단 멘탈마저 무너졌다.
전북은 지난달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10라운드 맞대결에서 후반 추가시간 상대팀 에이스 양현준에 한 방을 얻어맞고 0-1로 패했다.
전북은 강원에게 승점을 따지 못하며 주중 대전 하나시티즌전 패배에 이어 2연패를 당했다. 초반 10경기 3승 1무 6패를 기록, 순위도 우승 후보답지 않은 10위다. 뒤에서 3번째다.
전북은 경기 내내 강원을 상대로 파훼법을 찾지 못하고 흔들렸다. 후반 막판 홈에서 이기기 위해 라인을 올리면서 뒷공간이 생겼고 이를 상대 양현준이 후반 추가시간까지 호시탐탐 노리며 '극장골'을 넣었다.
전북은 이번 시즌 단 10경기 만에 6패를 당했다. 2010년대 왕조를 건설했던 전북의 명성에 전혀 걸맞지 않다. 무엇보다 비길 경기에서 이기고 질 경기를 비기던 끈질긴 캐릭터가 이번 시즌 사라졌다.
포항전 후반 추가시간의 추가시간에 제카에게 극장골을 내주고 역전패했던 전북은 강원전에서도 후반 추가시간이 다 흐르고 난 뒤 극장골을 내주고 패했다. 전북은 극장골을 넣던 팀이었는데 올해는 그런 모습은 차치하고 끝까지 버티는 끈끈함마저 사라져 막판 결승포를 여러 번 내줬다.
6패는 최하위 수원(8패) 다음으로 가장 많은 패배다. 수원은 이전 시즌부터 크게 부침을 겪었다지만, 전북은 지난 시즌을 통틀어 단 7패만 기록한 팀이다. 그야말로 큰 침체기다.
전북 선수단은 강원전에 참아왔던 감정이 터지고 말았다. 양현준의 극장골 이전 김건웅과의 경합 장면에서 전북 선수들은 강하게 파울을 주장하며 항의했다.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주심은 VAR실과 소통한 뒤 곧바로 골을 확정했다. 특히 주장 홍정호는 팀을 대표해 항의를 이어갔지만, 격분한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오히려 동료들이 말렸지만, 항의는 계속됐고 경고 누적 퇴장을 받았다.
여기에 김문환까지 욕설로 인해 퇴장당했고 벤치에서도 박원재 코치까지 경고를 받았다.
경기 후에도 항의는 이어졌고 관중까지 경기장에 난입, 심판진에게 항의했다. 상황은 극한으로 치달았고 선수단은 침울함을 감추지 못했다.
팬들은 참아온 응원가를 선수들에게 외쳤고 선수단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한번 올라온 감정은 길게 이어졌다. 선수단 대부분 양해를 구하고 믹스트존 인터뷰를 정중히 거절했다. 선수들은 고개를 들지 못하고 굳은 표정으로 퇴근했다.
감정을 배제하면, 결국 남은 건 기록과 징계다. 당장 홍정호와 김문환이 각각 1경기, 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는다. 다가오는 어린이날 FC서울 원정 경기에 함께 할 수 없다. 김문환은 서울전 이후 열리는 수원 삼성 원정까지 동행하지 못한다.
여기에 이날 발목 부상으로 전반 이른 시간 교체된 송민규의 부상 정도도 미지수다.
이외에도 이동준, 조규성 등 주전 공격수들의 짧지 않은 기간 부상 이탈도 전북엔 큰 골칫거리다.
강등권으로 떨어진 전북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주전급 전력까지 이탈해 더욱 큰 위기를 맞았다. 정신력도 당장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이고, 벤치의 뚜렷한 용병술도 없다. 초반이라고 하지만 강등권까지 떨어진 전북의 추락이 심상치 않은 이유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