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이거 봤어?] 넘치는 콘텐츠 시대, OTT 속 수많은 작품들은 어딘가의 관상용 전시품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포스터만 훑다가 뒤로가기 누르지 않도록, 신작부터 추억의 프로그램까지 모두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오늘도 OTT의 작품 목록만 스크롤 하는 당신, 이건 어때요?
■ 퀸메이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퀸메이커'는 이미지 메이킹의 귀재이자 대기업 전략기획실을 쥐락펴락하던 황도희(김희애 분)가 정의의 코뿔소라 불리며 잡초처럼 살아온 인권변호사 오경숙(문소리)을 서울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선거판에 뛰어들며 벌어지는 이야기.
대립부터 한편이 되기까지, 배우 김희애와 문소리의 연기 대결은 '완벽했다'는 평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주로 블랙 코미디로 그려졌던 여성 정치물과 달리 정통 느와르를 만들었다.
또한, 중요 빌런인 백재민(류수영)과 그의 조력자 칼 윤(이경영), 황도희의 전남편(김태훈) 등을 제외하면 은성그룹의 절대 권력자이자 최종 빌런 손영심(서이숙)부터 그들 곁에 있는 작은 역할까지 모두 여성으로 이루어져 '진짜' 여성 서사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전해진다.
■ 정직한 후보
영화 '정직한 후보'(감독 장유정)은 거짓말이 제일 쉬운 3선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 분)이 선거를 앞둔 어느 날 하루아침에 거짓말을 못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코미디.
작품은 브라질 영화 'O Candidato Honesto'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지만, 원작에서는 남성 정치인들이 주체다. 장유정 감독은 '정직한 후보' 언론 시사회에서 "남자 대통령 후보를 생각했지만, 시나리오 속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쉽지 않겠더라. 라미란이라는 배우라면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미란을 캐스팅하고 싶어서 캐릭터를 바꿨다"며 라미란을 향한 신뢰를 강조했다.
장 감독의 탁월한 판단과 선택으로 영화계에는 색다른 여성 정치 영화가 탄생했다. '정직한 후보'는 코로나19의 영향에도 153만 명이라는 관객을 동원했고 그 성원에 힘입어 '정직한 후보2'까지 제작됐다. 영화는 웨이브(1, 2편)와 넷플릭스(1편)에서 다시 볼 수 있다.
■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웨이브 오리지널 웹드라마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이하 '청와대로 간다')는 배우 김성령 주연의 여성 정치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임명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셀럽 이정은(김성령 분)이 정치평론가 남편 김성남(백현진)의 납치 사건을 맞닥뜨리며 동분서주하는 1주일간을 배경으로 한 웃프고 리얼한 현실 풍자를 담았다.
'얼떨결에' 정치인이 된 이정은이 보이지 않는 어떤 흐름에 따라 타고난 정치인이 되는 모습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들을 처리하는 수행비서와 보좌관들의 앙상블이 정치계 뒷면을 웃으며 꼬집는다.
특히, 이정은과 정치적 경쟁자인 차정원(배해선)의 대립은 여성 서사의 짜릿함을 느끼게 한다. 자신에게 들이닥친 위기를 지혜롭고 치밀하게 헤쳐 나가며 누구에게 기대지 않는 능동적인 태도로 우먼 파워의 정점을 보여준다.
■ 부통령이 필요해(VEEP)
미국 HBO의 시트콤 형식 정치드라마 '부통령이 필요해'(원제 'VEEP')는 시즌7까지 나온 인기작이다. 워싱턴 DC를 배경으로 미국의 부통령 셀리나 마이어(줄리아 루이스라이퍼스 분)와 그의 보좌진이 겪는 해프닝을 담았다.
셀리나 마이어는 전 상원의원이자 대선주자이며 미합중국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지만 공식 석상 뒤에서는 막말과 욕설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앞뒤가 다른 정치인'의 정석을 보여준다.
주인공 줄리아 루이스 드레이퍼스는 이 작품으로 '미국 방송계의 아카데미상' 에미상을 무려 6회 연속 거머쥐었다. 드라마 또한 에미상에서 7회 연속 최고 코미디 시리즈에 노미네이트됐고, 시즌 4부터 6까지 수상했다. 시즌 2, 4, 6은 미국 작가 협회 선정 최고 코미디 드라마 시리즈 상을 받았다. 시리즈는 웨이브에서 시청 가능하다.
사진=넷플릭스, 웨이브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