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박윤서 기자) "누구보다 제일 속상했던 건 나였다."
KIA 타이거즈 아도니스 메디나는 지난 26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6피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KIA는 메디나의 쾌투에 힘입어 6-0 완승을 거뒀다. 메디나는 시즌 4번째 등판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마침내 첫 승을 수확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메디나는 평균자책점 9.00 부진을 겪었다. 특히 지난 2경기에서 9이닝 12실점 난조를 보였다. 아픈 기억을 안고 있던 메디나가 짜릿한 반전을 선사했다.
그동안 메디나는 마음고생을 했다. 경기 후 메디나는 "지난 경기까지 내가 원하던 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누구보다 제일 속상했던 건 나였다. 가족이 지지해 줘서 버틸 수 있었다"면서 "오늘(26일) 결과가 내가 바라던 아주 이상적인 모습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계속 이렇게 진행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8회까지 메디나의 투구수는 100개였다. 완봉투 욕심은 없었을까. 메디나는 "내가 이닝을 전부 끝내길 원했지만, 투수코치님이 '투구수 100개가 됐으니 그만 던지고 쉬자'는 의견을 말씀하셨다. 그래서 8이닝까지만 던졌다"라고 말했다.
이날 메디나는 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 148km/h를 기록했다. 영입 당시 150km/h가 넘는 공을 던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메디나. 구속 질문에 메디나는 "구속을 올리는 것에 자신은 있는데 오늘은 구속이 아니라 커맨드에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구속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경기가 끝난 뒤 메디나는 동료들에게 물세례를 받으며 첫 승의 기쁨을 공유했다. 이에 메디나는 "기분 나쁘고 그런 건 전혀 없었다. 굉장히 즐거웠고, 예전에 다른 리그와 미국에서 첫 승을 거뒀을 때도 다른 선수들이 물을 끼얹었다. 그때 기분이 좋았듯이 오늘도 기분 좋다"라며 미소를 보였다.
지난 2월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만났던 메디나는 올 시즌 15승과 180이닝을 목표로 세웠다. 다시 목표에 관해 묻자 메디나는 "오늘 경기가 특별했다. 나에겐 큰 계기이고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 더 열심히 하면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거라 믿는다"라고 밝혔다.
사진=광주, 박윤서 기자
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