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상황도, 이닝도, 심지어 결과까지 똑같았다.
7개월 전처럼 KIA 이의리는 씩씩하게 위기를 헤쳐나갔다.
이의리는 1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와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5⅔이닝 3피안타 3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팀의 6-0 완승을 견인하며 시즌 2승째를 챙겼다.
1회 이어 2회도 무실점으로 넘긴 이의리는 3회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롯데는 선두타자 김민석의 안타를 시작으로 안권수와 고승민이 각각 번트안타, 볼넷로 출루해 이의리를 괴롭혔다.
자칫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지만 이의리의 침착함이 돋보였다. 잭 렉스, 전준우, 안치홍 세 타자에게 삼진을 잡으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여기에 타선이 4회초 대거 5점을 뽑아 격차를 벌렸다. 이의리는 6회말 2사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이날 경기의 과정, 결과는 지난해 9월 24일 창원 NC전과 비슷했다. 당시 선발투수로 출격한 이의리는 초반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으나 3회말 김주원, 박민우, 권희동을 모두 볼넷으로 내보내며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러나 이의리는 박건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 돌렸고 양의지에게도 삼진을 잡았다. 후속타자 닉 마티니 역시 결과는 삼진이었다. 세 타자 연속 삼진으로 고비를 넘긴 KIA는 끝까지 리드를 지켰다.
귀중한 승리를 챙기고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한 KIA는 시즌 막바지까지 5위 자리를 사수, NC 추격을 뿌리치고 가을야구 막차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의리의 '무사만루 KKK'가 두 팀의 5위 경쟁에 있어서 가장 큰 분수령이 된 장면이었다.
상황만 놓고 보면 지난해 NC전이 더 급박했지만 19일 롯데전도 승리가 간절했다. 더구나 본인이 선발로 나선 13일 한화전부터 팀의 패배가 이어진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책임감이 큰 경기였다.
5연패를 끊은 팀도, 투구 내용이 만족스러웠던 이의리도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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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